왜 굳이 그걸 물어봤을까?
미국 기자는 왜 이 질문을 했을까?
"내각에 여성 장관이 매우 적다. 남녀평등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미국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질문의 취지다.
한미 정상회담 후에 개최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 치고는 좀 유별나다.
북한 핵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공조 방안을 비롯해 동북아 안보, 쿼드, IPEF, 세계적 곡물 가격 등 물가 급등, 기후변화 위기 극복 방안... 한미 정상으로부터 듣고 싶은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굳이 왜 그걸 물어봤을까?
입장을 바꾸어서 한국인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Mr. President! How many more Afro Americans i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have to be beaten to death by white police officers? (대통령님! 미국에서 얼마나 더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 경찰관들에게 맞아 죽어야 합니까?)
Mr. President! How many more innocent people will have be killed by shootings and how long will the US government let those insane criminals pull the trigger of the guns toward the coloured people? (대통령님! 얼마나 더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총격으로 죽어야 하고 미국 정부는 언제까지 그 미친 범죄자들이 유색인종을 향해 총을 쏘도록 내버려 둘 겁니까?)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은 사실 우리 스스로가 곱씹어볼 만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국가의 국내 문제를 양국 간 현안 혹은 전 지구적 현안을 제쳐놓고 물어볼 건 아니지 않을까?
미얀마처럼 혹은 과거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처럼 심각한 인권침해나 국가 폭력, 반 민주 행위가 있을 경우라면 모를까.
예전에 여러 차례 정상회담 취재를 해본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라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2004년 12월 17일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에서 있었던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의 한 장면을 소개한다.
▲ 윤경민 YTN 기자
저는 내년 2월부터 도쿄 특파원으로서 일을 하게 되는 한국 YTN 윤경민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회에 고이즈미 총리대신께 직접 일본어로 질문을 하게 될 기회를 얻게 되어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고이즈미 총리께서는 어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일관계가 친구관계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국민들도 역시 한일관계가 우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나까야마 문부상이 지난번에 일본 역사교과서의 종군위안부, 강제연행과 같은 표현이 줄어든 일은 매우 잘된 일이며 그동안 우리는 너무 자학적이었다고 말을 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또 작년 노 대통령의 방일 직전에도 자민당 정조회장이 창씨개명은 한국인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다라는 이른바 망언을 해서 문제가 된 바가 있다. 총리께서는 이러한 일본 정치인과 각료들의 망언에 대해 과거사와 관련된 망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고 이를 막을 수 있는, 한일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고, 한 가지 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의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 A급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분사시키는 방안을 말씀을 하셨다가 이를 번복하는 듯한 언급도 하셨다. 명확한 입장을 밝혀 주시고, 미래지향적인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위해서 혹시 앞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할 의향은 없는지 밝혀 주시면 고맙겠다.
▲ 고이즈미 총리
상당히 지적하신 부분이 많지만 요컨대 일한관계 과거의 역사라는데로부터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성해야 할 것은 반성해야 되고, 그리고 우호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도 앞으로 장래를 향한 양국 협력관계, 역사적인 기반이라는 것을 존중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 과거의 역사문제에 관해서 여러 정치인이 여러 의견을 발언했을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는 한국분들의 마음을 불쾌하게 하는 그런 발언도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도 방금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적을 하셨듯이 역사의 공동연구, 객관적으로 양국의 과거의 역사가 어떻게 돼 있었는지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장래의 우호협력관계를 살리는 그런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립되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대립되는 부분도 포함해서 마찰 문제도 포함해서 장래의 우호협력관계의 과거의 역사를 어떤 식으로 살려야 하는지, 살려나갈 수 있는지 그러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는 것도 누차 말씀드리고 있지만 이것은 두 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하는 생각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이것도 역사를 돌이켜 본다면 많은 일본 국민들이 그 당시의 상황을 보면 좋아서 전쟁에 간 것은 아니었다. 많은 그 당시의 국민들은 본의 아니게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목숨을 잃었고 가족과 헤어져서 그러한 가혹한 전쟁에 떠난 것이다. 지금의 일본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것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사람들의 노력은 물론이지만 선인들의 노력과 아주 정중한 희생 위에 있다 하는 것도 현재 살아있는 저희들, 그리고 앞으로의 젊은 사람들이 늘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과거 고난의 길을 걸었던 그리고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그러한 선인들에 의한 경의와 감사의 뜻으로 저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결코 군국주의가 되자라든지 그런 준비를 하자라든지 그 전쟁이 좋았다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현재의 일본의 발전과 번영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 속에 있다 그러한 생각으로 저는 앞으로도 과거의 어려운 역사를 걸어온 선인들의 일본 국민으로서 격려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마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A급 전범의 분사 문제인데 이것은 하나의 종교법인이다. 따라서 정부가 개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의 일본과 한국의 우호관계 이것은 무엇보다도 중시해야 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저는 이 야스쿠니 문제만을 특별히 거론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그것보다 미래를 향해서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어떠한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서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 이와 같은 관점에서 폭넓은 분야에 걸쳐서 앞으로도 협력을 해 나갔으면 하는 그런 마음으로 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65089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