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공생하기
확진 이틀째
밤사이 근육통이 더 심해졌다.
누군가에게 두드려 맞은 듯 뻐근하다.
양쪽 어깨와 뒷목이 특히 심하다.
맨소래담을 발라도 그때뿐이다.
이틀째 되면서 새로 나타난 증상은 목구멍 통증이다.
확진 첫날인 어제까지만 해도 목이 좀 칼칼할 정도였는데 이틀째 아침부터 아파 견딜 수 없다.
독감 걸려 편도선이 심하게 부었을 때의 느낌이다.
목소리도 심하게 변했다.
목구멍 깊숙이 박혀 있던 가래가 억지로 기침을 해야 뽑아져 나온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기침도 잦아졌다.
기침할 때마다 목구멍이 아프고 골까지 흔들린다.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 증상이 조금은 완화되는 느낌이다.
약 기운 탓인지 약간 졸려 잠이 온다.
한 시간 가량 자다 깨면 다시 통증이 밀려온다.
무증상 확진자도 많다는데 왜 나는 이렇게 통증이 심한 걸까.
그래도 중증으로 안 가는 게 다행인 걸까.
폐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는데 걱정이다.
어릴 때부터 30년이나 담배를 피웠던지라 폐가 망가져 있다.
끊은 지 8년이 지났어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건강검진 때 숨을 불어 내쉬는 폐활량 측정치는 보통 사람의 절반에 불과하다.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 담배 끊은 일이라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30년 흡연의 대가는 오래 치러야 하나보다.
확진 이틀째 밥은 삼시 세끼 잘 먹는다.
방 안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고 먹는 건 다 먹으니 살찌는 느낌이다.
지금 살찌는 걸 걱정할 때는 아닌데...
하루만 더 아프고 나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