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

7대륙 최고봉에 도전하는 65세 산사나이

by 윤경민

7대륙 최고봉에 도전하는 65세 산사나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전하는 한 산악인의 외침이다.


그의 나이는 65세.


한인석 전 한국대학산악연맹 회장이다.


그의 등반 경력은 화려하다.


미국 50개 주 최고봉을 모두 올랐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다.


그때가 2013년. 그의 나이 쉬흔 넷이었다.


마흔일곱에 시작해 8년 2개월 만에 이룬 쾌거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7대륙 최고봉 중 6개 정상을 밟았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2007년 8월 1일 5,895미터)


유럽의 엘부르즈 (2008년 6월 24일 5,642미터)


북아메리카의 매킨리 (2009년 5월 25일 6,194미터)


남아메리카의 아콩카과 (2011년 1월 5일 6,962미터)


오세아니아의 코시치우슈코 (2015년 11월 27일 2,228 미터)


남극 빈슨 (2015년 12월 28일 4,892 미터)



Elbrus 유럽, 2008년 6월 24일 등정, 해발 5,642 미터


이제 남은 것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뿐이다.


8849미터,


아무리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산악인이라고는 하지만


60대 중반에게 결코 호락호락한 높이가 아니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닙니다. 자신을 극복하는 자신과의 싸움일 뿐입니다"


왜 굳이 최고봉을 정복하려느냐는 필자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마지막 도전입니다. 마흔아홉에 7대륙 최고봉 도전을 시작했어요.


쉬흔여덟이던 2015년에 남극 빈슨 등정에 성공하고


이제 마지막 남은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겁니다.


가장 젊을 때 마무리를 지어야죠"


오늘은 내일보다 젊으니 자신의 나이는 지금이 가장 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Mt. Vinson 남극, 2015년 12월 28일 등정, 해발 4,892 미터


왜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느냐는 물음 역시 우문이었다.


"준비가 안 된 등반은 무모한 것입니다.


등반은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을 이겨나가는 것이거든요"


6대륙 최고봉 등정, 미국 50개 주 최고봉 등정은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최고봉을 오른 것도 에베레스트를 향한 집념의 훈련이었다.


그에게 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항상 포근한 사랑으로 자유를 주는 존재다.


"산에 오르면 불교에서 불경을 암송하듯 자연스럽게 자연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에 있던 모든 굴레가 벗겨지고 무념무상의 세계에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걸 느낄 수가 있지요"


잘하면 해탈의 경지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십여 차례 그와 산행을 해본 필자로서 그가 산행할 때 빠르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힘겹게 오르는 느낌도 물론 없다. 그게 그가 터득한 산행 '기술'이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천천히 올라가면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단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집니다.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발 한발 내디디며 걸어 나가면 못 이룰 것이 없을 겁니다"


어찌 보면 그는 인생이라는 태산을 오르고 있다.


우리네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에 쉼표 하나 찍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


i'mpossible.


그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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