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안 당하려면? 백년해로의 꿀팁!
지난 한 해동안 9만 3천여 쌍의 부부가 갈라섰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60세 이상이 20.8%로 가장 많았다. 여자는 40대 초반(15.9%)과 40대 후반(15.4%)에 이어 60세 이상(14.3%) 순이었다.
평균 이혼 연령을 보면 남자는 49.9세, 여성은 46.6세. 지난 10년 동안 열 살이 늘어났다. (이상 통계청 자료)
그만큼 황혼 이혼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느지막한 나이에 왜 이혼?
부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한 부부상담 전문가는 '부부 기능 종료 현상'으로 해석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결혼에 골인해 자식 낳고 알콩 달콩 살다가 아이들이 성장해 뒷바라지가 끝나면 부부의 기능이 수명을 다 한다는 것이다. 종족 번식은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본능이라지만 아이 낳아 다 키우니 이제 부부의 기능이 종료됐다는 말은 왠지 서글프다.
앞서 언급한 이혼은 법적으로 남남이 되어버린 것이지만 법적으로만 부부일 뿐 사실상 남남으로 지내는 부부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별거다, 졸혼이다, 혹은 한 지붕 두 가족, 무늬만 부부 등 위험 수위를 넘은 부부를 가리키는 표현도 가지가지다. 평소 아무런 대화도 없고 심지어 증오심마저 갖고 살지만 자식들 앞에서만, 남들 앞에서만 부부인 척하는 '코스프레'형 부부도 있단다.
그렇다면 애정의 유효기간은 고작 2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인가? 아니 20년이나 된다고? 눈에 콩깍지가 씌는 이른바 '핑크 렌즈'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다. 연애 시절, 신혼 시절의 그 강렬한 애정이 어찌 평생 가겠는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도 분명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자식들이 성인이 되면 부부의 기능이 종료된다거나 애정의 유효기간이 끝나버린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고 동네를 거니는 중장년 부부도 가끔씩 볼 수 있다. (그렇지 못한 필자는 우울하다)
백년해로의 꿀팁을 물었다. 이주은 부부상담 전문가가 제시한 답은 아주 간단했다.
"대화하세요"
하루 10분만이라도 부부간의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화의 질이 중요하단다. 지적질하거나 가르치려 들려는 대화는 오히려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독이라고 강조한다. (이 부분에서 무척 반성된다)
상대에 대한 관심 표명, 상대를 향한 나의 애정의 표시가 중요하단다. "이제 와서?" 왠지 닭살 돋을 것 같지만 이래야 애정의 유효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니 반드시 실천해야겠다는 강한 동기가 부여된다.
대화의 시간은 아침 눈뜨자마자를 추천한다. 매일 아침 마음이 가장 여릴 때 상대를 따뜻하게 해주는 말 한마디가 부부의 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단다. 그런데 이게 어디 말처럼 쉽단 말인가. (필자의 경우 심한 코골이 때문에 각방 쓴 지 꽤 된다)
100세 시대, 정년퇴직과 더불어 황혼 이혼의 그물에 걸리지 않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백년해로의 유효기간을 백 년으로 설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