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3호에서 출격한 전투기 80대가 굉음을 내며 도쿄와 요코스카, 요코하마, 아타미, 치바 일대를 향해 날아간다.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대의 군사시설과 총독부를 비롯한 각 관공서, 방송사 등을 파괴하고 대규모 지상군 상륙작전을 도모하기 위한 공습이 목적이었다.
제럴드 포드 3호 뒤편에는 지상군 2만 명과 전차, 헬기 등 각종 군수물자를 실은 군함 2백여 척이 뒤따르고 있었다. 출격 3시간 만에 선두를 날던 미 전투기 조종사 눈에 도쿄 남쪽 1000km 오가사와라 제도의 안개 자욱한 이오지마가 들어왔다. 조종사 시야에 포착된 건 섬뿐이 아니었다. 섬 위를 가득 메운 채 미 공군 전투기들을 향해 돌격하는 수많은 비행체들이 안개를 뚫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오성홍기가 그려진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이었다. 미군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했던 중국이 선수를 친 것이었다.
산둥반도 칭다오와 난징에서 출격한 중국 전투기들은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다는 듯 미군 전투기들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두두두두"
"슈웅! 슈웅!"
총탄과 미사일, 레이저빔이 쉴 새 없이 날아든다.
"여기는 선발 비행단, 중국 공군의 기습이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아군기들이 추락하고 있다. 으악!"
한 조종사가 상황을 보고하다 미사일을 맞고 전사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 공격에 미군 전투기들이 맥없이 추락한다.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채, 시커먼 연기를 쏟아내며 줄줄이 태평양 바다로 곤두박질이다. 선발 비행 전투 대대가 당하자 뒤따르던 전투기 본진이 나선다.
"당황하지 말고 적기를 궤멸시키자!"
비행단 지휘관이 소리를 질렀지만 역부족이었다. 중국 전투기는 3백 대를 훨씬 넘었다. 수적으로 압도적 우위였다. 미 전투기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알고 기습 작전에 나섰던 터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동서로 갈라져 적기를 분산시킨다"
미군 지휘관의 명령에 전투기들이 동서로 갈라진다.
중국 전투기들은 일제히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 미 전투기들을 쫓는다. 동쪽으로 방향을 튼 미 전투기들이 의아해하는 사이 옅은 안갯속에서 다른 무리의 전투기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다. 캄차카 반도와 극동 러시아군 기지에서 출격한 러시아 공군 전투기들이었다. 돌발 상황에 미군 조종사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what the fxxx is going on?"
미군 조종사들의 어이없는 탄식과 함께 전투기들이 하나둘씩 추락한다.
30여 분간 쫓고 쫓기는 교전이 오가사와라 제도 일대 상공에서 지속되는 동안 일대 바다는 화염과 기름띠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폭발한 전투기 잔해가 바다를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