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역공당한 미군

한일 전쟁 미래 소설 2045년

by 윤경민

46. 역공당한 미군


1944년 11월 3일 태평양


미국의 군사작전은 신속하게 전개됐다. 태평양을 순회 중이던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3호가 일본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 위에 탑재된 최첨단 전투기 80대는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은 자국민 피살사건을 빌미로 일본을 침공해 한국을 일본 열도에서 몰아내고 독립단장 나가노를 앞세워 아시아에서의 패권에 다시 도전하고자 했다.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 과거의 슈퍼파워 자리를 되찾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불태웠다.



"저게 뭐지? 미국 항모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위성으로 미국 항모의 실시간 움직임을 관찰하던 대한민국 공군사령부에 비상이 걸렸다.


"뭐라고?" 당장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시오"


취임 2년 차를 맞은 임욱화 대통령이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고는 긴급회의를 지시했다.

청와대 지하 벙커 움직임이 긴박해졌다.


"아무래도 미국이 전쟁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3호가 도쿄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파악한 첩보에 따르면 미군이 도쿄만 일대를 공습하고 사단 병력의 대규모 상륙 작전을 수립해놓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유가 뭐란 말이오?"


임욱화 대통령이 물었다.


"일본 독립단의 사주를 받은 미국이 일본 해방을 명분으로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안안보실장이 힘주어 답하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선제공격을 해야겠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당할 바에야 미국을 먼저 쳐서 기선을 제압하는 게 좋겠습니다"


대통령이 눈을 지그시 감는다.


"선제공격이라? 어떻게?" (대통령)


이번엔 국방장관이 나섰다.


"대통령님, 하와이와 괌에 미사일을 쏴서 경고를 하는 겁니다. 미 항모가 태평양 앞바다에 도착하기 전에 말입니다"


"좋소, 곧바로 북부사령관에게 지시하시오"


의사결정은 신속히 이뤄졌다.


명령을 받은 김형후 북부사령관은 곧바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화성 25형 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명한다. 미사일 발사대에 미사일이 거치되고 컨트롤 타워 내 레이더 상황판에서 미사일의 타격 목표지점은 괌과 하와이로 설정된다.




"대통령님, 발사 준비 완료됐습니다"


국방장관의 보고에 임욱화 대통령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뜬다.


"쏘시오"


"네, 대통령님"


국방장관이 전화기를 들고는 외친다.


"발사!"



순간 거치됐던 미사일들이 차례로 불을 뿜더니 하늘로 치솟는다.

이윽고 하와이와 괌에 미사일이 쏟아지며 미군 부대와 관청가가 초토화된다.

두 섬이 쑥대밭이 되는 사이 일본 열도를 향해 북서진하던 제럴드 포드 3호에 긴급 출격 명령이 떨어진다. 항모에 탑재됐던 전투기들이 차례로 출격한다. 폭탄을 가득 실은 채.


미군은 비밀리에 기습공격을 하려다 되레 엉뚱한 곳을 선제공격당하자 적지 않게 당황했다. 당한 것 이상으로 요코스카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줘야겠다고 전의를 불태우며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몰았다. 탱크에 채운 연료가 출격 후 항모까지 돌아올 때까지 겨우 버틸 수 있는 거리였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도쿄만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칠 상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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