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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디 Apr 08. 2023

당신은 누구인가요

저는


(4/8, 토) 유시민처럼 글쓰기 6일 차(724) / <후불제 민주주의>(돌베개, 2009)(p.18-19)


*필사하기


사실 나는 무척 운이 좋은 사람이다. 과거 지구 행성에 살았거나 지금 살고 있는 인간 일반의 관점에서 보면, 노력에 비해 너무 큰 것을 받았다. 50년 전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 반도 국가 대한민국의 남쪽에서 태어난 것이 무엇보다 큰 행운이었다. 100년 정도만 일찍 태어났더라도 나는 왕권 국가 질서와 신분제도의 벽에 갇혀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야 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내전이 벌어지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태어났다면 나이 50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휴전선 북쪽에서 태어났다면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박탈함으로써만 존립할 수 있는 국가체제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었을지 모른다.



*바꿔 쓰기


*사실, 나는 무척 운이 좋은 사람이다. 과거의 지구 행성에 살았던 인간이나 아니 지금 살고 있는 일반적인 인간 관점에서 보더라도 나는 노력에 비해 너무 큰 것을 누리며 사는 인간이다. 내가 50년 전에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 반도 국가 대한민국의 남쪽에서 태어난 것이 무엇보다 행운이었다. 100년 정도만 일찍 태어났더라도 나는 98%의 확률로 평민으로 태어나 왕권 국가에서 국가 질서와 신분제도의 벽에 갇혀 새로운 제도나 사상은 경험해보지도 못한 채 일만 하며 살다가 죽었을 것이다. 지금 세상의 다른 나라는 어떤가. 끊임없이 내전이 벌어지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태어났다면 나이 50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나라, 휴전선 북쪽에서 태어났다면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박탈함으로써만 존립할 수 있는 국가체제에서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었을지 모른다.


특징 1. “사실” : 이 지문 앞이나 뒤에 반대되는 주제가 있음. 아마 민주주의의 허점에 대해서 다루지 않을까?  “사실~”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밑밥까는거다. 그래서 ‘자기는 반대한다는 건가?’ 예측하며 듣는다.

특징 2. 오늘 지문은 참 깔끔하고 단순한 개념과 문장이라 부드럽게 읽힌다. 초반 양반의 비율을 찾아서 추가해 보고, 뒷부분의 문장은 그대로 두었다(마지막 문장 너무 좋다)



*단상 쓰기


사람은 태어나서 3가지 선택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한다. 국적, 부모, 직장상사. 여권파워 세계 2위에 빛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해외에서 (인종차별과 별개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제도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그런 불이익이 있다는 것도 잘 모를 것이다. 오늘은 내가 2017년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피부로 느낀 제도적 차별을 말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도.


1. 사례

(1)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994년까지 인종차별을 촘촘하게 정책으로 만들어 국가를 유지하는 제도로 운영해 왔다. 관공서, 호텔, 레스토랑, 심지어 화장실까지도 ‘백인’ ‘유색입구가 나뉘어있고, 사는데 필요한 각종 서류 등에도 인종에 체크하도록 되어있었다. 재산 취득, 주거, 이동, 학업에 관한 제한은 말도 못하게 더 복잡했다. (2) 지금도 개도국 국민들은 해외에서 불시에 신분증 검사를 받는다. 이집트에서 필리핀 사람들을 그렇게 검사했다. 정유산업이나 사회 기간시설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동남아 국가의 국민들이 대거 노동자들어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휴일에 쇼핑몰에 놀러  동남아인들이 깜빡하고 신분증이나 지갑을 숙소에 놓고 왔다가 사복경찰의 신분증 요구에 걸리면 꼼짝없이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을 자주 보았다. (3) 여성에 대한 차별은 종교와 관습으로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히잡 ‘여성 숨기기 위한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머리카락을 숨기는 용도) 면서 ‘여성’임을 드러내기 위한 표식이다. 여성의 신체를 강제로 제한하는 것은 직접적으로는 여성할례(생식기를 자르는 일)로도 이어지며, 사회 안에서의 여성의 행동을 제한하는 제도 중 여행자로 관찰할 수 있던 것은 통행시간, 여성 기차칸, 남편 없이는 외부인과 말도 못하는 가부장제의 모습 등이 있었다.


2. 차별제도가 개인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

(1)에서 흑인은 하루에 수십 번 마주치는 ‘white/black’이라는 표지를 통해 ‘나는 흑인이다’를 수십 번 생각하게 된다. 제도는 왜 그 표지를 쓸까? 국가에서 흑인에게 ‘너는 열등하다’고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것을 보는 흑인은 그 의도를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는 흑인이다 + 열등한 계층이다 + 당연히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로 부당함을 저항 없이 수용하게 된다. 반대로 백인은 ‘나는 백인이다 + 우등하다 + 당연히 흑인에게 불이익을 줘도 사회는 용납할 것이다’라는 잠재적 폭력성을 갖추게 된다.


당신은 자기소개 멘트가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나이를 먼저 말하는  같다. 저는 몇 살, 누구고, 어디에 삽니다, 혹은 무슨 일은 합니다.  외에도 소개할 프로필이 여럿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무서운 것이  있다. 제도적으로 ‘특징 구분하는 사회에서는 나의 1 특징은 나이, 이름 등이 아니라 흑인, 동남아인, 여성이 된다. ‘나는 윤마디다 ‘나는 필리피노다(=외국에 살고있는) 어떤 차이를 줄까?  사회가 특징 하나로 나를 분류해서 구분 짓고 있다는 사실은 국가가 나를  찝어 내게 바라는 행동양식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윤마디로서 아니라 ‘여성으로서’. 국가의 힘을 알기에 나는 이집트에서 여성들을  때마다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된 것인지  CCTV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 동시에, 그들의 히잡과 몸을  가리는 긴팔 긴바지를 보고 ‘저들은 여성이구나하고 인식하는 나도 동시에 CCTV   같았다.


(2017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하라레 넘어가는 고개에서 버스 사람들 다 내려 소지품 검사. 그리고 짐가방 검사. 나만ㅎㅎ 늘 가방정리를 잘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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