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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디 Jun 13. 2018

14. 눈감고 모래산 칼날을 걷기

데드 블레이 Deadvlei


내 앞사람들이 지났던 길에 발자국이 나 있다.

눈을 감고 발자국을 가늠해보면서 내 앞사람의 보폭을 상상해보면서 한 발 한 발 옮겨본다


아직 아침해라서 모래들이 충분히 따듯해지지 않았다.

발자국이 만든 작은 산들이 양달은 따듯하고, 응달을 디딜 때는 차갑다. 

눈을 감아 조심스러운 발이 땅을 더듬대면 그 진동만으로도 모래가 사르르 무너진다. 내 발등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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