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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ㄱㅁ May 31. 2021

너는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알고 좋아해?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착각


친구와 함께 그 남자는 어쨌고 저쨌고 아주 신나게 떠들고 있던 참이었다. 친구는 요즘 맘에 드는 남자가 있다 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대쉬해보겠다고 했다. 연인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겠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놀라서 "그 남자도 게이야?"라며 상대의 성적 지향을 확인했냐고 물었다. 혹시 실례가 아니냐면서.


"너도 사람 좋아할 때 상대가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먼저 따지고 좋아하진 않잖아. 내가 그 사람 성정지향 물어본다는 게 아니라, 그냥 연인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겠다는 거잖아."


아차. 그러네. 나도 사람 좋아할 때 상대가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좋아하는지 둘다 좋아하는지 둘다 싫어하는지 모르고 시작하지. 왜 성소수자는 무조건 같은 성적 지향의 사람만 좋아한다고 생각했을까. 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오래된 게이 친구가 있다. 10년을 함께하면서 남들에게 나는 동성애자와도 절친한 사이라고 가끔 자랑삼아 이야기한 적도 있다. 나는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다고,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10년을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내 친구는 나와 대화하면서 얼마나 많이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을까. 


6월은 성소수자의 달, pride Month다. 6월만큼은 퀴어프렌들리한 친구로 동료로 구성원으로 살아가보면 어떨까. 사회나 조직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고, 퀴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해봐도 좋다. 올해는 부디 작년보다는 더 나은 친구가 되길 바라며 6월을 맞이해본다. 겨우 32살, 여전히 배울 게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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