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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ge Erica Aug 14. 2019

아이 입학식도 못 간 워킹맘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방식

2009년부터 일하기 시작한 10년 차 워킹맘. 그전까지 전업주부였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었던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 매일 아침 수건을 삶고 이유식과 간식수제로 만들어 먹였다. 마룻바닥은 에탄올로 닦고, 화장실 바닥은 락스로 닦아야 청소라고 정의 내렸다.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바깥일과 집안일 모두에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바깥일과 집안일이 겹치면 언제나 바깥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2014년 3월 3일은 첫째의 중학교 입학식과 셋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회사에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아이들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렇게 나의 일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매정한 엄마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의 아이들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그래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런 고민들 - 자신의 커리어와 좋은 엄마의 벨런스를 맞추는 일 앞에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나 또한 이 고민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내가 아무리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걸 실제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알 방법이 없다. 그리고 아이들이 3명이나 되기에 한 명 한 명에게 똑같이 집중하여 신경을 써주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돈, 시간, 에너지, 공정성. 모든 것이 문제였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과 협상을 했다. 한 달에 한번, 1대 1 데이트를 하기로 말이다. 한 달에 한 번이라 많은 날은 아니지만, 대신 온전히 한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첫째 주엔 첫째, 둘째 주엔 둘째, 셋째 주엔 셋째. 우리의 데이트 스케줄은 이렇게 짜여 있다. 데이트를 하는 주에 있는 아이는 한껏 들떠있다. 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는다고 떼를 부리지 않고, 누구만 예뻐한다고 질투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에게도 곧 그 시간이 올 거라는 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날은 오직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다. 자신이 원하고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기획은 아이의 몫이다. 그래서 더 손꼽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제한된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돈과 시간이다. 아이는 계획을 짤 때 제한되어 있는 돈과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내가 제한된 돈과 시간을 주는 이유는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계획을 짜라는 것이다. 돈이 없어 못하고, 시간이 없어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내가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긍정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한 나만의 루션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온전히 떠받드는 것 같은 꿍꿍이 데이트를 하고 있다.


1대 1 데이트 속에 숨겨진 엄마의 꿍꿍이

사실 1대 1 데이트를 할 때 아이들을 온전히 떠받드는 유는 따로 있다.  나에게도 온전히 누리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기 때문이다. 말에 일이 더 많은 나의  직업의 특성상 쉬는 시간을 억지로 내지 않으면 잘 쉬지 못한다. 그렇게 쉬지 못하는 시간쌓이게 되면 괜히 누군가를 원망하게 되고 그 원망 가족들에게 짜증으로 출하 된다. 그럼 서로 사랑해야 하는 가족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부러라도 쉬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동안 에너지를 충전한다.  시간에는  자거나 일과 관련된 책이 아닌 정말 읽 싶었던 책을 읽거나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난다. 그렇게 충전타임을 갖고 나면 내 기분도 좋아져서 가족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고와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런 이유들로 나는 마지막 주를 내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리 아이들을 극진히 떠받드는 1대 1 데이트를 고수하는 것이다. 이것이 일과 나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애 셋 워킹맘의 행복한 워라벨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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