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로 재탄생

캐나다 인비테이션 당첨

by 윤슬

오늘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생리예정일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날씨가 좋으니 청계천에 있는 카페에 나와 일기를 쓴다.


워홀을 가겠다고 다짐하고 나서도 밤마다 흔들림과 약한 불안이 찾아왔다. 일을 구할 수 있을지 집은 구할 수 있을지 그 사이에 글도 꾸준히 쓸 수 있을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커리어가 끊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앞으로 작가로서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수익화까지 어떻게 밀고 나갈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고민이 가중되었다.


오늘로써 마지막 커리어 코칭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먼저 코치님은 내가 구조적 설계를 하는 사고력과 감수성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걸 짚어주셨다. 그래서 글쓰기에 최적화되어 있고 기획에도 재능이 있으며 코칭에도 재능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글쓰기와 코칭은 기획이라는 틀 안에서 연결되므로 가장 큰 그림은 워크숍이나 글과 같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문화예술기획자의 길이었다. 최근에 연극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고, 희곡 쓰기 원데이 클래스와 희곡 읽기 모임, 글 마감 모임도 진행하고 있어서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은 지금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고 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연극 콘텐츠로 시작한 것 또한 나한텐 유리한 방법이 맞았다. 이 길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코치님이 관련 플랫폼도 추천해 주셨다.


코치님이 워홀을 가는 선택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는데, 생각하는 관점을 바꿔보라고 하셨다. 우선순위나 가치관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전체적인 틀을 보자는 것이었다. 내가 나를 콘텐츠로 바라봄으로써 외국에 가는 것 또한 개인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넣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셔서 아하 싶었다.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 워홀 프로젝트를 어떻게 기획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하니까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일정과 예산을 준비하고 콘텐츠를 생산해 내면 된다. 콘텐츠는 적응하는 삶의 경험 과정 그 전부다. 이렇게 고민해 온 생각들, 흔들릴 때마다 느끼는 불안감, 결정의 근거, 낯선 문화, 적응하기 힘든 언어, 일을 구하고 집을 구하는 과정, 두려움과 즐거움, 이 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즉, 나의 경험 자체가 나의 콘텐츠가 된다.


내 친구 ‘천사 같은 멜론(이하 천멜)’은 외국에 가서도 기획할 수 있는 모임 아이디어를 추천해 줬다. 그 얘기를 다른 친구 ‘꼼지락대는 귤(꼼귤)’에게 했더니 아주 좋다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천멜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내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해 주었고 힘껏 격려해 주었다. 꼼귤은 나도 모르는 내 상태를 간파해서 나에게 쉼이 필요한 상태라는 걸 말해주었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잠시 서울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걸 짚어줬고 글쓰기와 모임을 중단하지 않으면서 떠나는 방식을 응원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한 달여간 끌고 온 큰 시름과 고민을 드디어 내려놓았다.


떠나기로 결정하고 메일 확인을 하니 캐나다 인비테이션까지 당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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