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책을 몇 페이지씩 뒤적이기만 했지 깊이 집중하질 못했다. 글을 연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과 스레드가 원인이었다. 글을 올리고 나서 앱을 종료하면 될 텐데 다른 게시물을 한참 구경하게 됐다. 하트도 누르고 댓글도 몇 개쯤 남기다 보면 몇 시간은 금방 사라졌다. 게다가 글을 업로드한 뒤에는 시도 때도 없이 접속해서 반응을 확인하는 습관까지 생겨버렸다. 댓글에 답글을 달고 조회수도 매번 확인하는 나를 보면 낯설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SNS를 사용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느끼지만 개인적인 삶의 질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도 많이 느낀다.
우선은 절제하기가 어렵다는 측면이 크다. 새로고침할 때마다 새로운 글과 사진이 뜨니 볼거리가 끝이 없다. 어떻게든 나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알고리즘의 속셈에 놀아나고 있다. 책 리뷰를 보다가 독립출판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독립서점에서 올린 모임 공고를 보고 오일파스텔로 그림 그리는 릴스를 보고 다이어리 기록 계정을 구경하고… SNS는 나의 시간을 마음껏 빼앗아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SNS를 이용해 나의 돈을 호시탐탐 노리는 시장도 있다. 내가 다이어리에 푹 빠져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알고리즘은 새벽에 근사한 다이어리를 보여준다. 나는 각각 용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새 다이어리를 두 개나 주문했다.
또 하나 문제는 혼자 있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데 있다. 물리적으로는 혼자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나는 온전한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타인이 쓴 글과 사진과 댓글을 보면서 유동하는 관계를 맺는 상태가 지속되니 피로도가 급증한다. 타인의 반응을 의식하고 신경 쓰기까지 하면 피로도는 배가된다. 혼자 사색하고 고민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사라져 버린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는다. 몇 시간이 흐른 걸 깨닫고 자책하면서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으려 하지만 이미 집중력을 잃은 뇌는 파업을 선언하고 눈은 퍽퍽하게 말라있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피로해지는 데 시간을 다 쓴 건가 싶어서 공허가 몰려오기도 한다.
마지막 문제는 SNS가 유행과 비교의 늪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글 솜씨, 예쁜 손글씨, 더 많은 다이어리, 감각적인 사진, 센스 있는 옷차림, 여행, 쇼핑, 집… 비교 대상은 끝도 없이 나타나고 유행과 욕망이 매일 끝없이 달라진다. 따라잡으래야 따라잡을 수 없는 양. 따라잡았다 싶으면 변화하는 속도. 나의 현실과 부딪히는 순간이 쌓이고 좌절감이 누적되면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의 쾌락과 욕구를 자극하도록 설계된 SNS의 본질적인 기능 앞에서 초연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내가 시스템의 설계에 저항하기 어려운 인간이란 걸 깨달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간절한 사람이란 걸 알았다. 그래서 SNS가 남기는 효용은 취하되 접속하는 횟수와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 모든 것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점이다.(『고독을 잃어버린 시간』)”라는 말을 떠올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