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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부 Feb 28. 2022

언어의 재발견

7. 포기


* 포기 (拋棄) : 던져 버리다

* 자포자기(自暴自棄) : 사납게 버리다


포기는 자포자기의 줄임말이 아니다. 흔히 착각하기 쉽지만, 한문을 확인하면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문을 생략하고 한글의 발음으로만 구분하다보면 간혹 생기는 오해다. 간혹 발음은 같으면서 한문이 다른 경우는 순 우리말이나 새로운 말로 바꾸어 의미가 혼동되지 않도록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여튼, 한자는 그 모양을 살펴보면 만들어진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포기(拋棄)'의 '포(拋)'자는 무슨 의미일까? '손'수변에 '아홉'구자와 '힘'력자가 합쳐져 있다. 어떤 의미인지 짐작은 된다. 당시에는 손으로 힘 쓰는 일이 많았을거다. 사냥을 하던 시기이니 칼을 휘둘거나 활을 쏘는 일이 아니었을까. 여러 번 시도를 해도 매번 실패를 한다면 들고 있던 그것들 내팽겨 쳤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형상화되어, 잘 안되어 들고 있던 무언가를 던지는 모습을 '포(拋)'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칼을 휘둘다가 잘 안되어 칼을 던져버리면 그 다음에 어떤 행동을 했을까? 

칼 대신에 활을 집어들지 않았을까? 

그렇다!


포기한다는 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던지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른 무언가로 바꿔 드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건 또 다른 기회다. 잘 맞지 않는 것을 던지고 새로운 것을 잡으면 그뿐이다. 옛날엔 포기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었을거다. 몇 번을 했는데도 잘 안되는 일이 있으면 과감히 포기하라고 독려했을지도 모른다.

포기는 실패가 아니기에. 포기했다고 스스로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포기는 실패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잡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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