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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부 Apr 25. 2022

화가의 시선

4. 뮤즈

여인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

글을 쓴다는 행위도 창작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행위도 창작입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은 사회의 질서에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질서는 정해진 것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에 반해 창작은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것을 무너뜨려야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창작자는 특이한 성격이나 취향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타고난 성정일까요. 만약 필요한 성정이라면 저도 창작을 하기에 유리한 성정을 지녔습니다.


저의 성정은 어떤 화가와 비슷할까 궁금했습니다. 아마 구스타프 클림트의 성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실력이 아니라 성정만을 말하는 것이니 오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


클림트는 독서광이자 장서가였고 규칙적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오스트리아 바깥으로 여행하는 것을 싫어했다고 하며, 자선을 많이 베풀었다고 합니다. 주된 관심사는 여성이었습니다. 육체적인 사랑뿐 아니라 정신적인 사랑도 매우 중요시 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여성으로 가득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성정과도 닮았습니다. 아니, 제가 닮은 것이라 해야겠지요.





저도 활자중독이라 부를 만큼 책을 좋아합니다. 정독보다 다독가이기에 책을 모으려는 욕심이 많습니다.

다만 자그마한 아파트에 거주하기에 한정된 공간의 장애가 있습니다. 결국, 주기적으로 기증하거나 헌책방에 판매하여 천권의 책이 유지되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퇴직한 이후로는 금전적인 면을 고려하여 전자책을 많이 이용하지만, 소장하고 싶은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여전히 책의 권수를 조절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퇴직으로 시간의 자유를 얻었음에도 여전히 단조롭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한민국을 벗어나는 여행을 극도로 꺼려합니다. 전 직장이 공적기관이라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매년 직원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제도가 있어 최소 7~8년에 한번 정도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매번 다른 직원에게 양보하여 23년의 직장생활에서 단 한번도 해외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써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늘 하고 살았습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약속을 하였지요. 운이 좋게도 근무하던 곳이 공적기관이라 특별한 노력이 없이도 연봉은 매년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그러니 매년마다 기부기관을 하나씩 늘려도 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되어 이제는 스무 곳이 넘는 기관에 매달 기부금을 납부하고 있지요.하지만 작년에 퇴직을 하면서 올해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기부기관을 더 늘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유지는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에 대한 관심입니다. 남성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남성이 바라보는 성적인 것에 국한된 관심은 아닙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관심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클림트와 확실하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외모입니다. 클림트는 다부진 체격에 까무잡잡한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저는 남성이라 불리기에는 삼신할머니께서 깜빡 졸은 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많이 받을 정도로 작은 체구입니다.


그렇네요, 결국 저는 클림트는 아니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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