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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부 May 19. 2022

화가의 시선

7. 얼굴

차창 밖으로 한 여성이 지나갑니다.

베이지색 투피스 차림의 여성의 옷 맵시가 예쁩니다. 안해가 한마디 합니다.

"날씬해야 옷 맵시가 살아. 오늘 저녁부터 다이어트 합니다~"


이제 그대는 50보다 60이 가까운 나이라며, 옛날이면 할머니라고 제가 핀잔을 주니 못내 서운해 합니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예뻐 보이고 싶다고. 할머니가 되어도 예뻐 보이고 싶다고.


그러고보니 오십이 넘어선 제 마음도 그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움에 끌립니다.

나이의 사회적 관념에 따른 의도적 변화나 신체적 노화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를 제외한다면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변한 것이 있습니다.

아름답거나 예쁨에 대한 기준이 변했습니다.


그릇에 비유하자면,

젊어서는 겉모양이 이쁜 그릇만 좋았는데 이제는 무엇이 담겨 있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아무리 이쁜 그릇이라도 제가 싫어하는 음식이 담겨있으면 눈길이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투박하고 낡은 그릇이라도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담기면, 그 그릇마저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처럼,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그 사람의 얼굴에 나타납니다.

가능한 그녀가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얼굴 시리즈는 시작되었습니다.

  

참, 그러고보니 마흔이 아니라 오십마저도 넘어버린 저는 제 얼굴에 책임을 지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나의 어린시절 얼굴과 50대 얼굴


아들의 어린시절 얼굴과 20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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