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부 Aug 16. 2022

여행자의 신발

6. BALANCE



문화교류 차원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다보니, 개인적인 일들이 있는 경우에는 예약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합니다. 행사도 있고 격주로 주말에는 학습모임과 홀로 계신 아버지를 찾아뵈어야 합니다.

퇴직을 하였으니 고정수입이 없어 N잡러로 살기위해 여러가지 일들을 추진해야 합니다.


꿈꾸던 작가와 화가의 길을 걷기 위해 연습도 게을리 하면 안됩니다.

직장을 그만두어도 시간을 그리 한가하게 보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집니다.

올해 결혼기념일 전날에도 아내와 산책을 하며 여행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여수행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한달의 반 정도는 예약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해 놓게됩니다.

덕분에 예약하기 쉽지 않은 숙소가 되었습니다 :)


그 좁은 틈을 뚫고 예약을 한 분이 계십니다.

업무차 세종에는 자주 방문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KTX를 이용하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출퇴근 하듯이 방문을 하였기에, 세종에서의 하룻밤은 나루터가 첫날밤이라고 합니다.

세종의 첫날밤을 제공할 수 있어 영광이라 말하니, 첫날밤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어 고맙다고 말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행동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편집의 꿈을 가지고 첫 직장은 방송국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국의 현실은 밖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열악했고, 자신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촬영원본의 자막을 편집하며 사람들 이야기에 흠뻑 취했다고 고백하는 것을 들으니,

언젠가는 잠시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칠 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방송국 생활은 잠시 뒤로 하고, 지금은 프로그램 보안업체에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 그래서 그 어려운 나루터 예약의 좁은 틈을 뚫고 오셨나 봅니다 :)


개발자는 아니지만 관리자로 새로운 영역에서 하나씩 배우는 재미와 균형잡인 직장생활에 만족하고 있답니다.

그렇지요. 균형을 잡는 건 중요합니다. 

줄을 타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양팔을 넓게 벌려야 합니다. 그리고 무게 중심에 양팔을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흔들리는 건 균형을 맞춰가는 중입니다. 

새로운 일을 익히는 건 양팔을 넓게 벌리는 것이고, 마음이 흔들리는 건 내 인생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입니다.


다행히 그녀는 모든 면에서 균형을 잡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익히는 걸 즐거워 하고 있으며, 흔들리는 마음에 맞춰 직장을 옮겼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육체의 균형이 중요함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매일 밤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종에서의 첫날 밤, 세종의 밤거리를 달릴 계획을 가지고 내려왔답니다. 

직장에서의 출장으로 운동화를 신고 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지만, 세종에서의 첫날 밤을 50대인 저희 부부하고만 보내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세종의 밤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달릴 수 있도록, 이야기의 끈은 매듭짓고, 운동화의 끈을 메도록 하였습니다.


그녀의 운동화는 '뉴 발란스' 였습니다.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New) 균형(Balance)을 창조한다는 말이 그녀를 설명해줍니다.

언젠가는 취미라는 이름으로 숨겨놓은 그녀의 생활영상을, 온라인에서 다함께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http://www.writersunion.kr/theme/union/shop/sub1_1.php?top=1&sub=1



https://namu.wiki/w/%EB%89%B4%EB%B0%9C%EB%9E%80%EC%8A%A4


작가의 이전글 여행자의 신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