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부 Aug 05. 2023

에로틱 우정

4.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그가 혼자만의 일년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던 새벽, 그녀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랑을 하려면 최소한 자기 삶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수잔 발라동이 그랬고, 루 살로메가 그랬다는 사실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자유로운 주체가 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유혹했다. 남들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 대신 자기 스스로를 유혹할 수 있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고,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유혹할 수 있도록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는 알고 있었다. 사랑에 빠지면 그것 외에 다른 것이 자리잡을 틈이 없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가 들어갈 틈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그녀에게 빠져든 것인지도 모른다. 니체가 살로메에게 그랬던 것처럼.


(에로틱한 우정에 관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한 가상의 이야기와 이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찾으려는 남자와 자신으로부터 사랑을 찾는 여자의 이야기로, 볼트 브러쉬 & 유성페인트 & 빛샘 브러쉬 & 6B 연필을 활용하여 그렸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에로틱 우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