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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캣브로 Jan 24. 2022

헛소리 개소리 잡소리 상소리 하는 사람

헛개잡상인, 시작

계기는 고양이였다. 이 귀여운 사고뭉치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싶었다. 작가 신청을 위해 제출한 첫 글이 운 좋게 통과하면서, 나는 팔자에 없는 작가 소리를 듣게 되었다. 고양이와 별개로, 자는 동안 꾼 꿈을 주제로 하는 ‘꿈꾸는 남자’라는 매거진도 새로 만들어 보았다. 밤새 겪은 생생한 꿈들을 나의 무의식으로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웠다. 솔직해지자. 고백하건대 글쓰기라는 지난한 노동의 과정에서 ‘쓰기’는 빼고 ‘글’이라는 불로소득만 얻고 싶었다.


꿈을 자주 꾼다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이고, 생각이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 피곤한 일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없이 기억이나 감정, 몽상 같은 것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대개는 느닷없고, 잠에 들기 전이나 혼자 술을 홀짝일 때면 유독 심하다. 그것은 때로 후회나 미련이라는 모습으로, 때로는 희망이나 열정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문득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무가치한 생각의 파편들을 잘 엮으면 꽤 근사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조각들을 잇고, 꿰고, 아니면 한데 모아 섞은 후 녹여서 다시 빚고, 그것도 아니면 더욱 잘게 부수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 봤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야기. 아무나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술자리에서의 대화처럼 기억에 남지 않을 이야기.


나는 여전히 정직하지 못하다. 그럴싸하게 씨불였지만 요설(饒舌)이고, 요설(妖說)이다. 아내는 담백한 게 좋다고 했다. 세상 사는 이야기로 가장해 헛소리나 여과 없이 해 보고 싶다. 밑천을 어디까지 드러낼까. 헛개잡상인으로서의 나는 얼마나 캣브로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지껄여 보자. 실속이 없고 미덥지 아니한 소리, 조리 없고 당치 않은 소리, 여러 가지 시끄러운 소리, 거칠고 상스러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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