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손에 꼽히는 영화다. 또 좋아하는 배우인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하기도 했다.
여기에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현재는 늘 불만족스럽죠. 삶이란 게 그런 거니까
과거의 한 시대를 동경하는 나는 저 대사가 가슴에 꽂혔다.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그 시대로 간다면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할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시작되면 낮부터 밤까지 파리의 거리들을 보여준다. 꽤 긴 시간 오프닝 음악과 함께 파리의 전경만 나오는데도 전혀 지루할 것 없이 영화에 빠져든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길은 할리우드의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다. 하지만 작가를 그만두고 소설가의 길을 택한다. 이 때문에 약혼녀인 이네즈와 계속해서 부딪히게 된다.
이네즈의 부모님을 따라 함께 온 파리. 길은 1920년대 파리의 예술가들을 동경한다. 혼자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다 호텔로 돌아가던 중 길을 잃게 된다. 그러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게 되고, 갑자기 등장한 의문의 차에 올라 타 1920년대로 흘러 들어간다.
차에 탄 사람들과 함께 간 파티에는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길이 가장 존경하는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여인인 매력 넘치는 아드리아나와도 만나게 된다. 아드리아나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길은 이네즈와 아드리아나, 두 여자 사이에서 심적으로 갈등을 겪는다.
여기서 또 한 번의 타임슬립을 겪게 된다. 바로 아드리아나가 황금시대라고 생각하는 1890년대 벨에포크 시대로 마차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아드라아나는 본인이 동경하던 시대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길에게 현재로 돌아가지 말고 이곳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이때 바로 이 영화의 명대사가 나온다.
여기에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족스럽죠.
삶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니까.
영화 중반에 이런 골동품 가게들이 즐비해있는 골목이 나온다. 한 레코드 가게에서 콜 포터의 음악을 듣고 직원과 가벼운 스몰토크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사실 파리는 비 올 때 가장 아름다워요.
가게 직원이 한 말이다. 길도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도 이 장면이 복선이었겠지…
다른 시대를 오가며 깨달음을 얻은 길은 결국 약혼녀 이네즈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그대로 파리에 남기로 한 길은 길을 걷다 우연히 레코드 가게 직원과 재회하고, 두 사람이 아름다운 빗속의 파리를 걷는 모습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2010년의 파리도 멋졌지만 1920,1890년대의 파리도 멋있게 연출 됐다.
영화의 배경음악도 모두 훌륭했다. 재즈는 잘 모르지만 90분 동안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눈과 귀 모두 호강했다.
본격적으로 파리 여행을 부추기는 영화였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현재가 중요하다.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하자.> 정도인 것 같다. 굉장히 공감한다. 앞에서 말했듯 나도 아날로그 시대였던 1980,90년대를 동경한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누군가에겐 황금시대일지 모른다. 지금의 삶에 더 만족하고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