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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합시다!

살기 위해 시작한 필라테스

by 유긍정


출산을 하고 딱! 100일이 되는 날, 필라테스를 끊으러 갔다. 나는 출산 후 총 24킬로의 살이 쪘고, 아직 젊은 20대의 나이었기에 하루빨리 그 많은 지방들과 이별을 하고 싶었다. 상담하면서 직원분도 걱정을 하셨지만 한사코 괜찮다며 할 수 있다며 시작한 필라테스였다. 결과는 우려와는 달리 출산 후 아팠던 꼬리뼈나 골반등이 오히려 덜 아프게 됐고 살도 총 10킬로가량 감량했다. 나름대로 샐러드를 먹거나, 단 커피는 입에 대지 않는 정도의 식단 조절을 했고 집에서 육아만 하느라 답답했던 나에게 50분의 운동 시간은 굉장히 달콤했다. 그때 당시 남편은 출장을 많이 다녔었는데, 강사님들의 배려로 나는 어떤 시간, 어떤 요일에 와서 수업을 들어도 됐었다.(7년 전만 하더라도 정해진 요일, 시간에 가야만 했었다.) 새벽 6시에 운동을 가기도 했고, 마지막 수업인 밤 9시에 수업을 가기도 했었다. 그만큼 필라테스가 재밌고, 살이 빠져가는 내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고 체력이 생기니 육아를 할 때에도 분명 도움이 됐었다. 그리고 이사를 가게 되면서 필라테스를 그만두게 되었고, 이사를 가고 나서부터는 따로 운동은 하지 않게 되었다.






한 3년 간은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않았는데, 어린이날 아들에게 닌텐도를 사주면서 친구가 추천해 준 링피트 게임팩도 함께 사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괴물을 물리치는 그런 게임인데, 스쿼트나 플랭크, 윗몸일으키기 등의 운동을 해야 괴물에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처음에는 스토리도 있고 괴물을 물리치기도 하고 너무 재밌었다. 매일매일 그리고 주말에도 꼬박꼬박 1시간씩 링피트를 했다. 이때 나름 근육들도 좀 붙고 살도 좀 더 빠지기도 했다. 한 반년정도 하고 나니 조금 질리는 감이 있어서 유튜브 홈트 영상들을 보면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심으뜸이나 비타민신지니, 땅끄부부 채널을 주로 보고 운동을 했다. 그리고 홈트는 최근 몇 달 전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했다. 다만 처음에는 1시간이었던 운동시간이 30분, 20분 그리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10분짜리 영상을 보고 겨우겨우 몸이나 조금 움직여주는 정도기는 했는데, 이것마저도 안 하게 되니 근육이랄 것이 하나도 없이 흐물흐물해진 내 살들과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에 이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지인들의 추천해 준 동네 필라테스를 다니게 되었다.


일단 먼저 체험을 해보기 위해 예약을 한 뒤,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갔다. 상담을 해보고 내부를 둘러보고 나니 더욱 운동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원장님께 체험도 전에 “저 40회 결제 부탁드려요.”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아직 체험전이신데 안 해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성격이 급하신가 봐요ㅎㅎ” 원장님의 대답에 뜨끔했다. 나는 정말 성격이 급하고, 또 이미 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온 것이기 때문에 체험을 해보고 말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이곳이 집에서 가장 가까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첫날의 운동강도는 나쁘지 않았다. 50분의 행복이다. 몸이 괜히 가벼워진 것만 같고 괜히 기분이 들떴다. 탄탄해질 내 몸을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밥을 고봉으로 퍼서 김치찌개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나름 주변에서 소식좌로 소문난 나인데, 밥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것 또한 운동 효과. 더욱더 건강해지겠지!!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쇼핑의 시간. 7년 동안 더욱 예쁘고 짱짱한 운동복들이 많이들 나왔다. 다 너무 예뻐서 대체 뭘 사야 할지 몰라 오랫동안 고민해서 몇 개를 구입했다. 다음 운동시간에는 요 이쁜이들을 입고 운동할 생각에 또 벌써부터 기분이 업된다.






사실 고작 한 번의 수업 밖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내 몸이 건강해지고 체력이 좋아지다 보니 정신 건강까지 맑아졌던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다시 한번 그때의 그 건강함을 되찾고 싶다. 이번에 다시 시작한 필라테스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가서 근력과 체력을 탄탄히 다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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