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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

가을? 겨울?

by 유긍정


올해 들어 가장 기다렸던 순간 중 하나가 이번 추석연휴였다. 10월 2일이 대체공휴일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연차를 쓰고 쉴 생각이었기 때문에 장장 6일을 쉴 수 있는 몇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귀한 긴 휴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가 끝났다.




6일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ENFJ인 나는 연휴 전,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 하루도 빠짐없이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양가 방문을 제외하고도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근교로 혹은 공원으로 나가 놀았다. 특히나 아들에게 아빠와 함께 공놀이도 하고 엄마와 배드민턴도 치고 메뚜기나 방아깨비, 잠자리 같은 곤충들도 잡으며 뛰어노는 건전하고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연휴 중 비가 한 차례 엄청 쏟아지고 난 뒤부터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다. 아니, 날씨가 무슨 중간이 없어. 비가 쏟아지던 날, 파주의 지혜의 숲에서 세 가족이 책을 읽다가 맑게 갠 하늘을 보고 근처 근린공원으로 뛰쳐나왔다. 맑은 하늘, 맑은 공기 촉촉한 풀냄새까지 완벽했다! 딱 거기까지만… 그때 캠핑의자에 앉아 남편과 아들이 축구하며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책을 읽던 나는 직감했다. 감기에 걸릴 것이라는 것을…


역시나 다음날 일어나니 몸이 무겁고 목이 부어있었다. 결국 긴 연휴의 끝은 감기로 장식을 해줘야 제 맛이다. 그래야 이 긴긴 연휴를 알차게 놀았구나 싶은가 보다. 다행히 열이나 거나 기침을 하지는 않아서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나니 금세 나아졌다.


아직 100%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정말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했다. 모든 회사원들이 그랬듯 영혼 없이 그렇게 그렇게 출근을 했다. 할 일이 태산 같지만 오전에는 또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어리바리하다 점심시간이 왔고, 우산도 안 가져왔더니 비가 퍼붓지를 않나 오늘 하루가 대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주는 3일만 일하면 또 3일을 쉴 수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지만 벌써 다음주가 두렵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겠지..? 얼른 크리스마스가 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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