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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사유 Jul 29. 2023

[시] 자취방에서

2018년 8월 14일 오전 4시 3분의 시.



자취방에서


세면대의 벌레 한 마리 쯤

배고픈 동지삼아 지낼것을

한 움큼 물을 뿌려 쓸어 내렸습니다

그 부서질 것 같은것을,

제 속눈썹 보다도 가는 다리로

안간힘을 쓰는 것을 아득히,

한 움큼 물을 뿌려 쓸어 내렸습니다


저는 그 작은 생명체가

물 속을 허우적거릴 것을 떠올리며

덩달아 숨이 막힐 듯합니다

녀석의 가족 친구 친지들이 잉잉

원망에 가득찬 몸부림으로 달려들어

온몸에 붙은 듯 가려워옵니다


외로운 중에 말입니다

내일의 홀로 잠든 외로운 중에

하나의 꿈에라도 나와준다면은......

제 더러운 손 위를 빨빨 기어다니게 두고서

며칠이고 며칠이고

깨어나지 못하는 잠을 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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