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실 때 행복하세요?': 성공한 덕후들에게 묻다

by 윤씨
“내가 좋아하는 취미가 직업이 되면 어떨까?”


어린 시절부터 성공한 덕후들의 삶이 무척 궁금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덕업일치를 이룬 그들이 마냥 부러웠다. 미디어에서 보는 그들은 일할 때도 정말 행복해 보였고, 생계를 책임지는 사회인이 되면 일하는 시간이 나의 하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 동안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엄마 아빠, 난 예술가가 되고 싶어. 나 예중예고 가면 안 돼?”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사실 미술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미술을 취미로 하는 것은 환영하시지만, 그것이 직업이 되는 것은 반대하셨다. 집안에 성공한 예술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의 걱정이 앞섰다.


단지 “좋아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결국, 설득을 포기하고 미술은 취미로 남겨두고 공부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 순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이 포기되었다는 것은 내가 그 일을 할 그릇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마치 가족의 결혼 반대에 헤어짐을 결심하는 연인처럼, 더 싸워볼 생각도 없이 내 고집을 너무 쉽게 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이 들었다.


그래서 덕업일치의 삶을 이룬 사람들은 더욱 빛나 보였다. 그들의 삶이 궁금해져 주변의 성공한 덕후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그들은 취미가 일이 되었을 때 행복할까?


취미가 돈벌이 수단이 되었을 때, 그들은 물론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기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던 일을 할 때보다는 행복하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로, 취미였던 일이 직업이 된 후에 그 일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야구 경기 분석을 취미로 해온 A는 데이터 분석가로 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야구 경기를 보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고 했다.


덕업일치의 삶이 행복하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여러 사람과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취미를 시장에 선보여도 경쟁력이 있을 만큼 실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경제적일 수도, 신체적 또는 정신적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고통을 감내할 수 있어야 자신의 취미가 직업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


둘째, 열정이 차갑게 식어도 그 일을 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열정은 항상 일정한 온도로 불타오르지 않으며, 때로는 약해질 수 있다. 삶의 여러 풍파로 열정이 사그라들어도 지속해야 할 때, 더 깊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셋째, 자신이 좋아하는 일 외에 별다른 커리어 옵션이 없을 때다.

선택지가 많으면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듯이, 옵션이 하나밖에 없어서 한 곳에 전념할 때 그들의 실력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성공한 덕후가 되는 길은 겉으로 보면 추앙받는 멋진 길이지만, 사실 모두를 위한 길은 아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다를 수 있으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보다 경제적 여유가 더 우선인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예술가의 길보다 직장인의 길을 택한 나를 돌아봤을 때,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옵션들이 많았고, 고통을 감내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취미를 업으로 삼는 걸 부모님께 설득하기를 포기했던 것 같다.


이처럼, 덕업일치의 길은 개인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항상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각자의 선택이 가져오는 의미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성공한 덕후가 되기 위한 길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력적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를 수 있다. 자신의 열정과 능력, 그리고 경제적 현실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나는 예술가의 길을 포기했지만, 그것이 나의 삶에서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덕업일치를 이루려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길이 나에게 맞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 필요하다.


결국, 행복한 직장 생활은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어떤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덕업일치의 삶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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