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shun Apr 20. 2016

클래식을 위한 일본어

25.  無伴奏 [むばんそう]

無伴奏[むばんそう]

글자의 의미 그대로 伴奏 없이 연주하는 기악곡을 가리킵니다.

 

無伴奏라는 말이 붙는 유명한 곡으로는 역시 

바흐의 음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하는 모음곡의 독일어 제목은

"Sonaten und Partiten für Violine solo (BWV 1001–1006)" 입니다.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라고 옮길 수 있겠습니다. 


본래 이 모음곡은 다음과 같은 이탈리아어 제목을 갖고 있었습니다.

"Sei Solo – a violino senza Basso accompagnato"

 베이스 반주가 없는 바이올린을 위한 여섯 곡의 솔로곡, 이라는 의미입니다. 


두 가지 제목 모두에 'solo'라는 용어가 붙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주 악기가 '없음'을 강조하기보다는, 

'단독'으로 연주된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이 곡의 제목을 일본어로는 다음과 같이 씁니다. 

無伴奏ヴァイオリンのためのソナタとパルティータ


'無伴奏'를 제목의 제일 앞에 놓으면서,

한자 문화권에서는 아예 無伴奏

이 곡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날의 청취자들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모습에 익숙하겠지만,

여기서 당시의 '無伴奏'란, 

'피아노 반주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반주가 없는 것이 아니라

'Basso accompagnato', 즉 베이스(저음) 반주가 붙지 않았음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바로크 시기의 기악음악의 특징인 숫자저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無伴奏 라는 표현은 

서양음악이 수용되던 19세기 중후반의 일본에서, 

동시대였던 낭만주의 중반기의 '伴奏'로서의  피아노 역할을 

바로크 음악보다도 훨씬 먼저 접했던

근대화 시기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해하면 좋을 표현입니다.  


한편 바흐의 또 다른 잘 알려진 곡으로는  

無伴奏チェロ組曲이 있습니다. 

독일어로는 Suiten für Violoncello solo 라고 씁니다.

역시 'solo'라고 표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솔로 현악기 연주에 피아노 반주가 일반적으로 붙기 시작한 것은 

바흐 시대 이후 고전주의 시기에 접어들고부터입니다. 


옥스포드의 Grove 음악사전에는

바이올린 소나타, 피아노 트리오, 호른 소나타 등의 장르가 

"Chamber music with piano" 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피아노가 부수적인 '伴奏'이기보다는 

동등한 자격의 악기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1853년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은

바흐의 無伴奏 바이올린, 無伴奏 첼로 곡에

피아노를 더해 편곡한 작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감상Click!)


기존의 바흐 음악에서 여백의 울림이 강조된다면

슈만의 편곡 작품에는 화성의 채움을 통한 밝은 생동감이 더해졌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클래식을 위한 일본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