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편견이 없어야 한다는 편견

“리슨 투 디스(Listen to this, 2010)”

by yoonshun

뉴욕시티 기반의 잡지 <뉴요커New Yorker>에서 30년 가까이 음악칼럼을 담당하고 있는 알렉스 로스(Alex Ross, 1969-)의 칼럼 모음집이다. 한국어 번역본은 2014년에 출간되었다. 처음 전속 칼럼니스트로 채용되었던 1996년 아직 20대 후반으로 주변을 술렁대게 할만큼 ‘젊었던’ 그도 어느덧 전임자들과 같은 중년의 장기 집권? 작가가 되었다. (앞서 포스팅 했던 “다시 피아노” 본문 중에도 저자인 앨런 러스브리저가 그와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 잠시 나온다.)


워싱턴 DC의 보수적 백인 가정 출신으로 스무 살까지 클래식 음악만 들으며 성장했다는 저자가, (미국인들에게 특히 민감한 이슈인) ‘클래식 음악의 권위’라는 장벽을 넘어서 팝이나 록, 재즈를 비롯한 모든 장르의 일상적 음악들을 클래식 음악 전통과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선으로 이어가려 하는 시도는 기존의 ‘주류’ 음악 서술의 관행을 크게 벗어나며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다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어디까지나 ‘뉴요커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그들만의 대단히 ’로컬‘한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는 칼럼들의 모음집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글들을 읽을수록, 영미권이나 유럽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 놓여 있는, ‘한국 근현대사’ 관점에서 서양음악을 바라보고 이해하기 위한 공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좀 더 시니컬한 관점에서 몇 가지를 기록해 두면,


1) 저자는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주요 행위자(연주자 작곡가 지휘자 등등) 대부분이 ‘非미국인’ 또는 ‘非서구인’이라는 점을 은근히 의식하고 있고, 2) 그들의 (미국식이 아닌) 말투나 억양을 상세히 묘사하며 거리를 두는 대목이 꽤 자주 등장한다. 3) 특히 중국 취재를 다녀와서 쓴 글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동부 백인 엘리트 남성’이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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