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도 낯선 한국의 면면들

폴 윤, “벌집과 꿀“, 2025

by yoonshun

Paul Yoon, "The Hive and the Honey: Stories", Simon&Schuster, 2023.


1980년생 작가 폴 윤(Paul Yoon)의 단편집.

얼마 전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뉴욕시 퀸즈의 베이사이드에서 태어났다는 그는, 조부모가 한국전쟁 피난민으로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들이 곳곳에 흩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인식해 왔다고 하는데, 그의 글 속에도 줄곧 이러한 배경의 변주가 이어진다.


오늘날에는 이른바 다수의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예를 들면 이민진 작가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이민했거나, (미셸 자우너처럼) 부모 중 한 쪽만 한국인인 경우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폴 윤 작가가 '한국'에 대해 떠올리는 범주는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장대하다. 그의 단편에는, 런던 인근의 대규모 한인타운 뉴몰든에 거주하는 북한 난민의 후손들이나, 바르셀로나의 한국계 청소 노동자, 러시아 동부에 위치한 한국인 공동체, 17세기 일본에서 사무라이들과 마주친 한국인 소년 같은 이 모든 소재들이 '코리안'이라는 이름 아래 (폴 윤의 말에 따르면) "상상의 가계도(imaginary family tree)"를 이루게 된다.


과거에 비해 한국에서도 이문화 사이의 교류가 적극적이고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흔히 '주류'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한국'이란, 또 '외국'이란 여전히 얼마나 좁은 테두리 안에서 규정되는지 실감하게 될 때가 있다. 아울러 한국에서 주목하는 '한국계 외국인'이라는 범주 역시 얼마나 한정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의 뒤편에는 저자가 단편들을 집필하면서 참고했다는 문헌들의 목록이 실려있다.

Constatine Nomikos Vaporis, "Tour of Duty: Samurai, Military Service in Edo, and the Culture of Early Modern Japan (University of Hawaii Press, 2008).

Michael J.Seth "A Concise History of Korea: From Antiquity to the Present (Rowman & Littlefield, 3rd edition, 2019).

Anton Chekhov, "Island", translated by Brian Reeve (Alma Classics, 2019).

V.K.Arseniev, "Dersu the Trapper", translated by Malcomlm Burr (AcPherson, 1996).

Alyssa M. Park, "Sovereigny Experiments: Korean Migrants and the Building of Borders in Northeast Asia, 1860-1945" (Cornell University Pres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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