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전환기 독일 청년의 시대 탐구와 ‘독일음악’

후고 발, “시대로부터의 탈출”

by yoonshun

원작

Hugo Ball, “Die Flucht aus der Zeit”, 1927.


독일어가 모국어인 1931년생의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은 젊은 시절 후고 발(Hugo Ball, 1886-1927),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 토마스 만(Thomas Mann, 1875-1955) 등의 독일어권 문학을 읽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다다이즘’의 창시자로 알려진 후고 발의 20-30대 시절 일기와 메모들을 엮은 “시대로부터의 탈출”은, 가톨릭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시대 전환기로서의 1900년대 초반 철학을 공부하고 극작-무대 활동에 몰입했던 그의 사상과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스스로 ’독일인’임을 강하게 인식하고, ‘음악가의 민족’이라 흔히 지칭되는 독일인들의 특성에 관해 상세히 논의하는 발은, 음악의 극대화된 질서로서의 ‘화성’을 독일인의 메시아라 규정할 정도로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문화와 문명에 관한 차이를 논의하면서 ‘독일인처럼 문화를 갖지 못하고’ ‘문명’뿐이라며 프랑스를 상대화하기도 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독일음악이 ‘종교개혁을 계기로 시작되었다’는 문장이다. 반면 훌륭한 음악에 비해 독일의 언어는 빈곤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과거를 되짚어 보면, 1517년 독일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2-1546)가 가톨릭 비판의 맥락에서 추진했던 종교개혁 이후 약 한 세기 반이 지나, 프로테스탄트 지역인 독일의 서북부Eisenach에서 바흐(J.S.Bach, 1685-1750)가 태어났다.


독일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독일과 독일음악에 관한 후고 발의 의견들을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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