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핵심은 섹스가 아니다

<불륜> - 파울로 코엘료

by 윤소희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눈부신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도율을 30~40%로 보고 있다니, 25%가 넘는 시청률은 어쩌면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외도’가 원만한 부부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배우자에게 심각한 문제가 없어도 발생하고, 부부간 사랑이 식지 않았어도 발생한다.”는 한 정신과 전문의의 말처럼, 핵심은 섹스가 아닐 것이다.


무료하거나 삶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거나 도전할 만한 일이 별로 없어서인 경우가 더 많지요.
-파울로 코엘료 <불륜> 중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행동’

‘모험과 열정’

결국 필요한 건 ‘일탈’이었던 셈.


삶이 무료한 것도,

삶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도,

도전할 만한 일이 별로 없는 것도

결국 상상력의 빈곤이 아닐까.


무료한 삶을 짜릿하게 자극할 모험이 딴 여자, 딴 남자에게 눈길 주는 것 밖에 없는 삶이라면 얼마나 비루한가.



불륜 1.jpg


나는 오르가슴을 가장할 때마다 조금씩 죽어간다. 조금씩이라고? 아니, 그보다는 좀더 빨리 죽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샤워를 하다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거기서는 울 수가 있다. 아무도 내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테니까. “괜찮은 거야?”


아무 문제 없지. 단지 두려움이 밀려드는 밤이 있을 뿐. 아무런 열의를 느낄 수 없는 낮과, 행복했던 과거의 모습들, 지나가버린 일들에 대한 회환과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 대한 갈망과,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공포가 있을 뿐.


내게는 열정과 모험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도 넓고 가능성이 충만해 보였던 내 세계가 안정을 필요로 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오직 ‘진정한 사랑’만이 이 세상 어떤 종류의 사랑과도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내 마음이 언제나 분명하게 간직할 수 있기를. 모든 것을 줄 때는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그러면 두려움과 질투와 무료함과 틀에 박힌 일상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빛뿐. 두려운 허공이 아니라 서로를 가까이 이어주는 허공에서 나오는 빛. 항상 변화하며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빛. 늘 바라지는 않더라도 생기면 받아들이고 살 수 있는 그런 놀라움으로 가득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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