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 왕
“Who is it that can tell me who I am?”
…
“Lear’s shadow.”
<리어 왕>에 나오는 대사다.
왕권과 재산, 역할과 권위가 사라진 뒤에도 남는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조용하지만 깊은 질문.
학벌과 경력, 이루어 낸 성취와 소속을 하나씩 내려놓고 나면 끝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언가를 더하며 자신을 증명해 왔지만, 삶은 때로 덜어 냄으로써 존재의 중심을 드러낸다.
아이들도 곧 각자의 길로 걸어갈 것이고, 나 역시 기대어 있던 자리에서 조금씩 물러나 홀로 서는 중이다. 그 시간은 쓸쓸하기보다는 맑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들을 배우고 있으니까.
감사하게도 새벽에 눈을 뜰 때마다, 내가 아끼는 세 가지 ‘미’—美, 재미, 의미—가 하루를 기다리고 있다. 배우고 가르치며, 연결하고 나누는 일상 속에서 삶은 잔잔한 기쁨으로 채워진다.
홀로 선다는 것은 결국,
모든 껍데기가 벗겨진 자리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진짜 나를 마주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