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리, 아니 선택한 자리
여성 작가들 가운데에는 책상이 아니라 식탁에서 글을 써온 이들이 많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었다.
여성들은,
대개 학생 시절을 지나면 온전히 ‘자기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책상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식탁에서 글을 쓴다.
누군가는 심지어 변기에 앉아 장편을 완성했다.
남들이 점유하고 남은 자리에서 시작된다.
엄민정 작가의 <작가 선언>을 읽다 10여 년 전의 식탁이 호출되었다.
그때의 나는 햇살이 드는 창가나 정갈한 찻잔과 필기구를 꿈꾸었지만,
실제의 식탁은 정리되지 않은 케이블과 겹쳐진 책과 노트, 식지 않은 커피와 급히 밀어둔 생활의 흔적으로 가득한 작은 전쟁터였다.
그리고 오늘의 식탁.
여전히 생활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꽃이 있고 빛이 들어온다.
이제는 삶이 글을 가로막지 않고, 글도 삶을 밀어내지 않는다.
이제 책상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종종 식탁에서 쓴다.
다만 이제는 남은 자리에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자리다.
2017년 <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4년 단편소설 '지금, 정상'으로 소설가 등단.
2006년부터 중국에 거주. ‘윤소희 작가와 함께 책 읽기’ 등 독서 커뮤니티 운영.
전 Bain & Company 컨설턴트, 전 KBS 아나운서. Chicago Booth MBA,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저서로는 심리장편소설 <사이코드라마>와 <세상에 하나뿐인 북 매칭>
<산만한 그녀의 색깔 있는 독서> <여백을 채우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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