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平猴魁 (타이핑호우쿠이)
太平猴魁(타이핑호우쿠이), 이름 한 번 기이하다.
‘猴魁’(호우쿠이)’는 ‘원숭이 괴수’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 텐데, 차 이름이 ‘원숭이 괴수’라니.
중국 안휘성 황산 북쪽에 있는 태평현에서 원숭이를 시켜 차나무의 찻잎을 채취했기에 얻은 이름이라는 전설도 있지만 진위 여부는 잘 모르겠다.
길고 납작한 찻잎 하나하나를 말린 모양이 특이했는데, 냉침하기 위해 유리병에 넣으니 꽃이 피어나는 듯 찻잎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자잘한 찻잎만큼 쉽게 우러나지 않아 오랜 시간 우려야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찻물을 머금을 때 입 안 가득 도는 은은한 난향이 달콤하게 입안 전체로 스며드는 가운데, 뒷맛이 향긋한 풀내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중국 10대 명차에 속하는 녹차라더니, 주로 홍차를 마시는 나지만 자주 마시고 싶은 녹차다.
‘원숭이 괴수’라는 이름은 ‘Beauty and the Beast’의 Beast에 가깝지만, 맛과 향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Beauty’ 그 자체다.
사람이든 차든 ‘이름’이나 ‘타이틀’로 쉽게 규정되고 단정될 때가 많은데.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맛과 향을 보지 못하고, ‘이름’과 껍데기로만 만나는 것이 얼마나 헛되고 위험한 지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아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