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빵보다 홍차 한 잔이 더 간절할 수도

<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 - 이유진

by 윤소희

홍차를 마시게 된 건 이제 겨우 3년 정도 되었다.

예전엔 홍차의 맛을 잘 모르기도 했고, 뭐랄까 좀 귀찮아서 관심도 갖지 않았던 것이다.


언젠가 KIVA 창립자의 책을 읽는데, 아프리카의 가난한 기업가에게 자금을 빌려 준 후,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나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빌린 자금으로 사업을 하고 생활이 나아진 이가 "이제 설탕을 살 수 있다”라고 답한 부분이 인상에 남았다.

설탕을 살 수 있다는 건, 이제 차를 마실 때 설탕을 넣어 마실 수 있다는 것이고, 설탕을 넣어 마실 수 있기에 티 타임에 친구를 집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 사람의 자존감을 높여 준다.


인간에게는 당장 생존을 위한 빵보다 정말 설탕 한 조각, 모든 것을 잊고 우아하게 마시는 홍차 한 잔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발레나 바이올린을 배우게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


어쨌거나 이 책 덕분에 찻잔을 몇 개 사기 시작했고, 티 포트와 각설탕, 그리고 몇 가지 차를 샀다.

아마도 가장 큰 변화는 밀크팬에 우유를 데워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는 인간이 되었다는 것.

물론 여전히 물 100ml, 우유 100ml 정확히 재어 만들지는 않는다.


오후 4시 홍차.jpg <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 - 이유진


팔팔 끓인 물을 머그컵에 붓기 전에 머그컵을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궈 물의 온도가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 준다. ... 뜨거운 물을 먼저 붓고 티백을 살짝 옆으로 넣어야 떫은맛을 덜 수 있다


영국식 밀크티 ... 머그컵에 태백 1~2개(찻잎6g)를 넣는다. ... 머그컵에 물 100ml를 넣고 5분 정도 진하게 우린 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우러나도록 티백을 꾹꾹 누른 다음 꺼낸다. 따뜻한 우유 100ml를 붓고 설탕 1 티스푼을 넣어 잘 저어 준 후 마시면 된다. ... 설탕이 싫다면 소금을 약간 넣는 것도 방법이다. ... 아무리 초보라도 요크셔 골드와 골드 블렌드 PG 팁스 세 가지 중의 하나로 밀크티를 만든다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홍차 티백 뒷면에는 3분을 우리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물은 유럽보다 경도가 낮아 차가 빨리 우러나기 때문에 1~2분이 적당하다. ... 우리는 동안 향이 날아가지 않게 머그컵 뚜껑이나 접시 등으로 덮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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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대신 홍차를 마시게 되면서 아이들과도 종종 티타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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