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새벽을, 아침을 맞는다는 것
새벽녘에 나가 앉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절대 오지 않을 듯 뜸 들이던 아침이 어느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오고 만다는 걸. 짙은 어둠 사이로 빛이 스며드는 걸 음미할 새도 없이 날은 밝고 만다. 깜깜한 방 안에 형광등이 순식간에 켜지듯. 긴긴밤을 지새운 보람도 없이 그렇게 날이 밝아버리면 충혈된 눈이 부끄러워져 어딘가 숨어 들어가고 싶어 진다. 밤새 애틋했던 연인마저 서먹해지고, 그 순간을 위해 오래 기다려온 일조차 조금은 허탈해진다. 순식간에 다가오는 빛의 공격에 한없이 무력해지는 것이다.
아침에 제일 먼저 땅에 떨어지는 햇살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햇살이 너무나 투명해서 가슴 깊은 곳이 참을 수 없이 시리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