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_이은정
“불혹이 되어서야 작가가 되었다. 어디서 얼마나 헤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의 존재 자체가 악惡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시간이 무색하게도, 내겐 늦은 행운들이 찾아왔고 아껴두고 싶은 좋은 사람들이 생겼다. 행운이 불러온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가져온 행운들. 삶이란 끈질기게 기다리면 차례가 오는 것일까. 쓰는 일을, 삶을 감사하기로 했다.”
-작가의 말, 이은정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중
작가로서의 늦은 출발뿐 아니라, ‘나의 존재 자체가 악惡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시간’이라는 말이 슬며시 제 삶에 오버랩되며 작가가 좀 더 가깝게 여겨졌다.
소설이 더 현실 같고, 현실이 더 소설 같은 삶 그리고 세상.
‘평범한 사람들이 주거나 받아야 했던 평범하지 않은 상처들’이 잘 드러난 소설 몇 편을 읽은 후,
소설의 얼굴을 하고 잠시 앉아 있었다.
피해자이기도 하고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한 그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