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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Mar 29. 2021

이 땅에도 온전한 봄이 오기를...

싱가포르에 도착한 <여백을 채우는 사랑>

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상하이에 살 때, 출석하던 작은 교회에 젊은 목사님이 담임 목사로 부임하셨어요. 저와 동갑인 목사님이니 이제는 더 이상 '젊은' 목사님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신선한 바람처럼 느껴졌어요. 



목사님 내외가 성도들을 하나하나 사랑으로 챙겨 주시고, 국적이 중국인인 교포들도 사랑으로 품으며 복음을 전하면서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어요. 그야말로 사랑이 넘치는 교회, 천국의 모습을 닮아가는 교회가 되어 갔죠. 운전도 잘 못하는 제가 새벽마다 차를 몰고 목사님 내외를 모시고 기도하러 가던 그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함께 사역하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공안이 찾아와 목사님을 데려가더니 여권을 뺏고, 마침내 목사님을 중국에서 추방시켜 버렸어요. 중국에서는 중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 활동이 금지되어 있거든요. 목사님은 죽어도 좋다고 버티셨지만, 순순히 협조하지 않으면 성도들을 괴롭히겠다는 협박에는 어쩔 수 없으셨을 거예요. 



그때 추방당하셨던 목사님이 몇 년 전부터 싱가포르에서 목회를 하시는데요. 제 책이 출간되고 가장 기뻐하고 책을 기다려 주신 분 중 한 분이 아마 목사님이실 거예요. 여러 사정과 상황이 겹쳐 기다림이 길어지더니, 드디어 책이 싱가포르에 도착했어요. 



목사님 인스타 (hapum1004)에 <여백을 채우는 사랑> 도착했다고 올린 피드


(목사님이 쓰신 리뷰)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a1063230&artSeqNo=14094120


목사님이 쓰신 리뷰를 읽다 보니, 상하이에서 목사님 내외 본받아 사랑을 나누려고 몸부림치던 그때가 떠올라 눈물이 났어요. 두 분이 오늘따라 참 그립습니다.



그때 그 교회는 결국 목사님 추방되고 몇 년 안 있어 문을 닫았어요. 저는 그전에 베이징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그 소식을 소문처럼 전해 들었어요.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요. 



그런 일이 중국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목사님과 선교사님들이 추방 당하거나, 추방 당하기 전에 미리 중국을 떠나셨어요. 중국인들은 자기들끼리 대화할 때도 '시xx'의 이름을 절대 입에 담지 않아요. 요즘은 모기만큼 작은 드론이 곳곳을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감시와 감청에 쓰인다고 해요. 얼마만큼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중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자기 검열을 하도록 만드는 데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요.



마침 고난 주간에 목사님이 올려주신 리뷰를 읽으며, 이 땅을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땅에서도 모두가 자유롭게 예배할 수 있는 날, '온전한 봄'이 속히 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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