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백수린
“나의 전생은
커다란 식빵 같아
누군가 조금씩 나를 떼어
흘리며 걸어가는 기분
그러다 덩어리째 버려져
딱딱하게 굳어가는 기분”
-안희연 ‘메이트’ 부분,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중
그런 날이 있다.
사람에게서 도무지 위로를 받을 수 없는 날.
말도 침묵도 상처가 되는 날.
그런 날 나도 모르게 빵을 굽고 있었다.
반죽이 부풀기를 오랜 시간 기다리고, 그 반죽이 구워져 마침내 고소한 냄새가 진동할 때까지
세상과는 차단한 채 홀로 고요히…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누군가와 단팥빵을 나누어 먹는 상상을 해본다. … 그것은 틀림없이 행복한 장면이겠지만 그런 순간에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고독할 것이라는 걸 나는 이제는 안다.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에게 쉽게 발설할 수 없는 상처와 자기모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욕망과 충동을 감당하며 사는 존재들이니까.”
-백수린 <다정한 매일매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