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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Apr 11. 2021

사람에게서 도무지위로받을수 없는 날, 빵과 책

<다정한 매일매일> - 백수린

“나의 전생은  
커다란 식빵 같아

누군가 조금씩 나를 떼어 
흘리며 걸어가는 기분 

그러다 덩어리째 버려져 
딱딱하게 굳어가는 기분” 

-안희연 ‘메이트’ 부분,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중


그런 날이 있다.  

사람에게서 도무지 위로를 받을 수 없는 날. 

말도 침묵도 상처가 되는 날. 


그런 날 나도 모르게 빵을 굽고 있었다. 

반죽이 부풀기를 오랜 시간 기다리고, 그 반죽이 구워져 마침내 고소한 냄새가 진동할 때까지  

세상과는 차단한 채 홀로 고요히… 


<다정한 매일매일> - 백수린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누군가와 단팥빵을 나누어 먹는 상상을 해본다. … 그것은 틀림없이 행복한 장면이겠지만 그런 순간에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고독할 것이라는 걸 나는 이제는 안다.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에게 쉽게 발설할 수 없는 상처와 자기모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욕망과 충동을 감당하며 사는 존재들이니까.” 

-백수린 <다정한 매일매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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