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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Mar 30. 2022

바닷물을 소포로 보내는 마음

<수신인이 없는 편지> - 김슬기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한 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책이 반송되었다는 걸 그도, 나도 그제야 알았다.



책이 반송될 이유가 없어 혹시나 하고 물었는데, 그가 보낸 건 책 한 권이 아니었다.


손으로 정성껏 쓴 편지

연인과 함께 직접 만든 초콜릿

그리고 해남의 바닷물* 조금.


'바닷물'이라는 단어를 읽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일 포스티노'에서 마리오가 네루다를 그리워하며 섬 곳곳의 소리를 담아 보낸 선물보다 더 뜨거워서.


영화 '일 포스티노'에서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섬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바닷물 소리를 담고 있다


그가 보낸 바닷물을 눈물로 받아 가슴에 가만히 담았다.

바다보다 큰 사랑을 선물 받았다.



누군가에게 써내려 간 편지들,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위로,
사실은 내가 가장 받고 싶던 답장,
편지를 쓴다는 것은, 그리고 편지를 받는다는 것은.

- <수신인이 없는 편지> 텀블벅 프로젝트 소개 중



마음이란 건 어디에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닿지 않으니
우리는 여기저기에 그것을 담으려 애를 쓴다.
그렇기에 편지는 온전히 누군가를 위한 일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위한 일이 된다.
<수신인이 없는 편지>라는 이 책은
어딘가를 부유하며 잡히지 않는 마음을 담으려는 나와 우리라는 존재의 애씀이다.

받지 못한 답장이 많다.

- <수신인이 없는 편지> 텀블벅 프로젝트 소개 중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소개하는 건 처음이다.

반송된 소포와 아직 행방을 모르는 해남의 바닷물.

소개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김슬기 작가가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나를 위해 보내준 부산의 벚꽃 사진




(*16년째 중국에서 살고 있다. 

엄격한 격리 규정 때문에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배려해 보내준 선물)




<수신인이 없는 편지> - 김슬기

텀블벅 프로젝트로 펀딩해 1인 독립출판사인 보름달데이에서 출간


김슬기 작가 인스타그램 @nox_write

https://www.instagram.com/nox_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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