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임시담임이라고요?

박수와 엄마 오리

by 윤소흔


"선생님, 미안한데 7반 담임선생님께서 코로나 확진이 되셨대요. 선생님이 7반 부담임이시니까 일주일간 잘 부탁해요."


"네? 아, 네! 걱정 마세요!"




걱정 마시기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1년의 중간을 넘어 거의 끝을 향해가고 있던 중에 듣게 된 소식이었다. 평소 굉장히 튼튼하시던 선생님께서 코로나 확진이라는 소식에 한번 놀라고, 갑작스러운 임시 담임이라는 직책에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7반은 남자반이자, 가장 사랑스러운 꾸러기반이었기에, 앞이 더 캄캄했다.



"어.. 저 어쩌죠..?"



황당한 표정의 나를 보신 선생님들께서(FM선생님과 '그래서 그렇게 예쁘게 크셨구나'의 주인공이신 감동 선생님이시다.) 익숙하신 듯 다가와 하나하나 알려주시기 시작하셨다.



" 자, 선생님. 나와보세요."


"조종례 전에는 꼭 이렇게 교무실에 들러야 해요. 이렇게 매일 아침 학급함 확인해 보고 다 들고 가면 됩니다."

"전달사항을 외우기 힘들면 학교 원노트를 인쇄해서 형광펜을 칠해가면 좋아요."


"조종례는 절대 늦지 마세요. 8시 10분까지 안 온 아이들은 체크해서 담임선생님께 전달하고요."


"자가진단 어플 매일 하라고 안내하고, 아픈 아이는 없는지 확인하시고요."


"조퇴 원하는 애들은 그냥 시켜주면 안 돼요. 담임선생님께 연락드려서 허락받게끔 안내하세요."


"조종례 들어가면 애들이 담임선생님이 아니라고 흥분해 있을 텐데 아무 말하지 말고 조용히 계세요. 자기들이 스스로 가라앉아서 집중할 때까지요."


"절대 절대 말하시면 안 돼요. 그냥 가만히 계세요."


"웃지 마시고. 애들 한 번에 딱 규칙 잡아놓아야 일주일이 편해요."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설명에 나는 차근차근 받아 적으며 곧장 당장 있을 종례를 준비했다. 곧이어 마지막 타종을 치기 10분 전부터 시계를 보자 다른 반 담임이셨던 감동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갈까요?"


"네!"




"선생님 아침 조회 안 가세요? 교무실도 들르실 거죠?"


"이제 가야죠. 왠지 제가 엄마오리가 된 것 같네요."


"히히! 어서 같이 가요, 엄마오리 선생님!"



종례도, 그다음 날 아침 조회도 처음으로 다 하고 교무실에 왔을 때, 교무실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어리둥절한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FM선생님이 뿌듯하신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캬! 첫 조종례를 무사히 마치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으악!"


"요 앞에 화환이라도 걸어야 하는 거 아니야? 축 첫 조종례. 이렇게."


"아잇! 안 돼요!"




아기오리 삐약이는 일주일 내내 엄마오리 선생님을 따라다녔다. 같이 조종례를 하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관리했다. 담임선생님이 안 계시면 뭐든 대충 하려는 아이들조차도 어린 여자선생님이 뭐라도 하려고 애를 쓰니 많이 들어주고 맞춰주었다. 또, 적당한 타협으로 청소를 조절해 주고, 아이들과의 대화도 늘려갔다.



일주일이 되는 날,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웃었고, 나는 고생했다며 고마움을 내비쳤다. 그렇게 나는 다시 평범한 교과 선생님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많이 정신이 없고 힘들었다. 담임선생님들은 정말 고되시겠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사랑스러운 만큼 잔소리가 나가고, 또 다른 반보다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욕심도 생겼다. 그 고된 시간 동안 교무실의 선생님들께서는 한결같이 내가 놓치는 것이 있을까 늘 챙겨주셨고, 반의 회장 아이도 항상 내게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특히 엄마오리 선생님께서는 하루의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써주시며 도움이 될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그리고 그 일주일의 시간이 당장 올해부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는 내가 바로 첫 담임을 맡게 되는 해이니까.



선생님들께 배운 것들과, 아이들에게 받은 마음을 기억해야겠다. 누구보다 사랑스럽다는 첫 해, 첫 담임반 아이들을 최대한 내 방식대로 사랑해 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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