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Maketh Bodyguard.'
어라?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드신다면 맞다. 이 제목의 글이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그 글의 주인공이었던 남학생을 기억하실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글의 주인공 또한 같은 남학생으로서 A라고 미리 말하는 바다.
첫 질문을 건넨 이후 그 A는 친구들과 함께 늘 항상 수업이 끝나면 교무실까지 따라왔다. 이따금 늦을 때면 복도를 우다다 뛰어오고는 했는데 위험하니 다친다고 소리를 질러도 혈기왕성한 고등학교 A의 에너지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먼저 자리를 나선 나를 따라오려 A가 목표지점으로 생활안전부를 설정한 채 우다다다 뛰어오기 시작했다.
"멈춰!! 다친다!!"
"너! 그래, 너. 이리 와라!"
내 외침과 동시에 뒤에서 부장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상에나. 하필이면 생활안전부 앞에서, 위험하게 뛰다가, 생활안전부 부장님께 딱 걸린 것이었다. 그렇게 A는 그대로 부장님께 붙잡혀 생활안전부로 끌려들어 갔고, 당황을 금치 못한 나는 나머지 아이들을 진정시키고는 조심스럽게 부장님을 향해 다가갔다.
"자, 이제 가봐."
"부장님, 죄송해요.."
미처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 죄송함을 내비치자 부장님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어 보이셨다. 워낙 나를 따르는 아이들을 좋게 봐주신 덕분이었다. 반면, 꾸중을 들은 A는 기분이 상했는지 고개도 숙인 채 빠른 발걸음으로 교무실을 나섰다.
A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그럼에도 부장님과 A 사이에 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A를 부르며 동동거리자, A는 문득 옮기던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았다.
"선생님, 저 괜찮아요."
뒤에 이어지지 못하고 생략된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나는 다른 친구들에게 A를 부탁했고, 그렇게 복도에서의 일이 일단락되었다.
그날 이후 수업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A는 내게 말을 걸지만 않을 뿐, 평소와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도 그날 일은 심플하게 그냥 넘겼나 보네. 나는 그런 생각으로 안심하며 수업을 나갔고, 수업이 끝난 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때 A가 조심히 다가와 물었다.
"선생님, 질문이 있는데요."
"응, 뭔데?"
"음.. 사람이 무안할 때는 어떻게 해요?"
"무안할 때?"
"그러니까.. 뭔가 상대방과 조금.. 불편할 때? 그럴 때요."
나는 A의 질문을 순간 이해하지 못했다. 불편할 때? 나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대답했다.
"음.. 상대방과 뭔가 문제가 있다면, 그게 잘못에서 기인된 거라면, 사과를 하겠지?"
내 대답에 A는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잘못한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민망하고 무안할 때요."
그제야 나는 A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지금 이 A는 며칠 전 그 일을 말하는 거였구나, 하고. 말뜻을 알아들은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잘못한 게 아니고 그냥 무안하고 민망한 거면,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그냥 앵겨붙어버려. 그런 기분도 들지 않게, 그냥 확! 애교도 부리고 앵겨버리거든."
"아.. 음,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내 말의 의도 또한 눈치 빠르고 센스 있는 A는 곧바로 알아들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를 바라보고 씩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저희가 모셔다 드릴게요!"
수업종이 치고 자리를 뜨려던 나를 향해 A는 평소처럼 내게 다가왔다. 그날 이후 어색함을 고민하다가 그냥 아예 문제를 당당히 마주 보고 솔직하게 물어보는 A가, 어떻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행동과 분리하여 그 마음의 본질을 바라보고자 노력한다. 특히, 행동이 커서 오해를 쉽게 받는 남학생들에게 더욱, 그 눈길을 쏟는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닿아 어색함을 풀고, 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풀어 보여줄 수 있도록. 그렇게 서로 한 겹을 벗어내며 조금 더 진실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A는 앞으로도 그런 소통 방식을 쓰며 성장할 것이다. 그 성장 속에 나와의 대화가 '좋게 받아들여진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래야 언젠가 소중한 누군가를 위한 더 멋진 보디가드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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