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과외 가서 일정 때문에 더 이상 과외 못한다는 말을 했다.
과외 학생과 어머니께서 많이 아쉬워하셨다.
괜히 마음이 더 미안하고 무거웠다.
돌아서 나오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연애서도 나는 차이기도 하고 차보기도 했지만 차이는 것이 훨씬 나은 것 같다.
한번은 헤어지자는 말을 못 해서 일 년을 더 사귄 적도 있다.
도저히 얼굴 보고 할 자신이 없어서 카톡으로 알리고 차단해 버렸다.
알고 있다 내가 쌍년 같은 짓을 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관계의 단절을 내가 하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참 어렵다.
나는 카톡방을 안 나가고 있는 방이 여러 개이다.
지금은 몰래 단톡방 나가기 기능이 있지만 ‘00 님이 방을 나갔습니다’라는 메시지는 뭔가 말할 수 없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런 사소한 텍스트에 그렇게 예민하나? 하지만 요즘은 대면보다 이렇게 문자로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렇게 나가면 단톡방에 남아있는 나는 버려진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그런 기분을 주기 싫어서 단톡방에 그냥 있다.
단톡방 리스트를 보면 그 아무 톡도 주고받지 않는 방에 나처럼 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몇 명들을 본다.
관계의 단절뿐만 아니라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것도 나는 참 힘들다.
한번은 내가 중간관리자가 되어서 업무를 배분하고 지시하는 데 누가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내가 취한 방법은 그냥 내가 다 하는 것이었다.
상사는 이런 나에게 누가 너 보고 다 해라고 했냐며 그 일을 시키라고 너한테 그런 임무를 준 것이라고 했다.
알고 있지만 참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때 관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한번은 계약직 직원과 이야기하다가 전에 자기가 한 알바 이야기를 했다.
인사부에서 연락처와 이름이 적힌 명단을 주더니 전화해서 해고통지를 하는 일을 했다고 했다.
그 일하면서 너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을 아르바이트생을 시키나 싶었다.
카톡 이별, 잠수 이별 등이 난무하지만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잘 마무리를 짓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다.
결국 관계의 단절을 선언하는 쪽이 마음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일이라서 내가 싫어하는 모양이다.
싫은 소리 듣기 싫고 좋은 사람이길 원하는 나의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누구나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누군가에게 나도 쌍년이니 다른 쓰레기 같은 사람들은 보아도 관대하게 넘어가야겠다.
#차기#차이기#이별#관계#단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