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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등산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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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청계산을 등산했다.

비도 오고 했지만, 우중 등산이 나쁘지 않았다.

자연 속에 있으니 나는 한갓 미물에 지나지 않았다.

아등바등하던 내 삶도 잠시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난 어디로 가는가?

내가 가고자 하는 길과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어디로 가던 그게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같은 종착지로 가고 있다.

바로 ‘죽음’이다.

모든 우리의 스토리의 끝은 같다.

바로 죽는 것이다.

나의 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나는 나의 스토리를 묵묵히 써내려 가겠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안개도 자욱한 길을 걸으면서

나의 인생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아주 멀리 온 것 같지만 또 난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내가 또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많이 성숙한 것도 같지만 또 여전히 유치하고 미성숙한 부분도 많다.

자기 객관화가 전보다는 되었고 모자란 나를 인정하고

혐오 대신 사랑하게 되었음에 만족하련다.

오늘 하루 또 살아냈음에 나에게 감사한다.

너무 나를 채찍만 휘두르지 말고 충분한 휴식과 위로를 주어야겠다.

#우중등산#청계산#자연#자기객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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