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Jul 03. 2019

불행속에서도 꽃피는 사랑

[안네의 일기-각색]

*줄거리

1940년 독일군 점령하의 암스테르담에서 살고 있던 프랑크 일가는 나치의 박해를 피하여 아버지 오토의 사무실 뒤에 있는 은신처로 옮긴다. 안네가 부모님과 언니, 그리고 다른 4인 가족의 유대인과 은신처에서 함께 살게 된다.(1942년 6월∼1944년 8월) 다른 가족 중 또래 피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안네. 은신처에서 숨어 지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피터와 안네는 서로 사랑을 하며 힘든 시절을 버텨낸다.


안네 : 15살 주인공 여자아이

마르고 : 안네의 언니

피터 : 안네의 가족과 같이 은신하는 남자아이

키티 : 안네의 일기장을 부르는 호칭

펠스 : 피터의 엄마


피터의 다락방. 소파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는 안네와 피터.


안네     우린 언제쯤 여기를 나갈 수 있을까?

피터     글쎄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젠 밖에서 살던 때가 기억이 잘 안 나

            인간은 쉽게 적응하는 동물 인가 봐

안네     넌 언제나 침착하고 이성적이야

             언니 마르고처럼 말이야

             난 매일매일이 힘들어

            갇혀 지내는 거 너무 답답해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

            잔디에 누워 하늘에 뭉게구름을 한없이 보고 싶어

            난 평생 가도 이 생활을 적응할 수 없을 거야

피터     나도 나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참아야지

안네     내가 너무 수다스럽니?

피터      아니야. 쾌활한 게 너 장점이야

            여기 생활하는 데 활력을 주고 있어

            바로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는걸?

안네     삐쩍 마르고 못생긴 나를?

피터     아냐 안네 넌 예뻐. 웃을 때 들어가는 보조개가 얼마나 예쁜데

             한번 거울을 봐봐

안네       (미소 지으며)

            나한테 이쁘다고 말해 준 것 가족 말고 네가 처음이야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본다)

피터       (거울을 보는 안네에게 다가와서 보조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봐 여기 이 보조개 말이야


거울 보던 둘은 마주 보며 키스한다. 그때 부스럭 소리가 난다. 둘이 놀라 순간 떨어진다. 안네는 고개를 숙이며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간다. 벌레 한 마리가 기어 나온다. 피터가 책으로 잡는다.


아래층 거실에서 식사 준비 중이다. 피터엄마 테이블을 정리 중이다.


펠스      너의 둘이 그렇게 다락방에 두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모르겠구나

안네      (얼굴이 빨개져서)

              무슨 말씀이신 거예요?

              아주머니가 생각하시는 그런 일 없어요?

펠스      내가 무슨 생각 하는데? 넌 아니?

안네      아주머니는 항상 저를 안 좋게 생각하셨잖아요

펠스      네가 피터나 마르고에 비해 얌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잖니?

안네      아주머니도 매우 신경질적이세요


방으로 들어가는 안네. 책상 앉아 일기를 쓴다.


(독백)

1944.04.16.(일)

키티! 오늘은 정말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날이야. 바로 첫 키스를 한 날이거든. 너무 떨려서 지금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피터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을 때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촉감!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황홀했어. 내 심장이 너무 세게 뛰어서 심장소리가 피터에게 들릴까 봐 걱정될 정도였어. 난 어릴 때부터 누구랑 첫 키스를 하게 될까 엄청 궁금해했었어. 그런데 바로 피터였어. 내가 여기 이렇게 갇힌 것은 피터를 만나기 위해서였을까? 인생은 참 알 수가 없어.


마르고      안네 저녁 먹자


일기장을 두고 거실로 나가는 안네. 두 가족이 거실 식탁에 모여 식사한다. 식사 후에 설거지를 돕는 안네. 마르고 방 안에서 펼쳐진 안네의 일기를 읽는다. 방으로 들어오는 안네. 거칠게 자신의 일기장을 뺏는다.


안네           뭐 하는 짓이야? 남의 일기장이나 훔쳐보고

               마르고 미안 일부러 본 것 아냐

               펼쳐져 있길래 나도 모르게 본 거야

안네           다른 사람들한테 말할 거야?

마르고        아니, 말 안 할게

                피터랑 그런 사이구나

               둘이 친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지는 몰랐어

안네           혹시 언니도 피터 좋아해?

마르고        아니 그런 것 아냐

                그냥 여긴 우리 또래가 없잖아

                너희 둘이 친해지면 나만 홀로될까 봐 그래서 그래

안네           그런 일은 없어

               셋이 같이 잘 지내면 돼

               우리가 언니를 소외시키는 일은 없을 거야


안네 마르고를 안아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스스로 살아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