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자

[죄와벌 각색]

by 윤슬

죄와 벌


23세 법학도인 로쟈는 집안이 가난한 탓에 학업을 끝마치지 못하고 휴학 중이다. 나폴레옹 3세의 초인 사상과 같은 생각에 빠져 선택받은 자는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그 선택받은 자라고 생각하고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살인한다. 결국 자수를 하지만 끝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배경을 한국 2019년으로 각색을 하였습니다.


민재 : 법학과 졸업 후 프리랜서 작가

은수 : 상경전공 회사원


2019년 5월. 어느 서울 허름한 삼겹살집. 민재와 은수가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있다.


은수 야 너 얼굴이 그게 뭐냐? 며칠 굶었어?

민재 반백수가 그렇지 뭐...

은수 일은 하고 있는 거야?

민재 프리랜서가 고정적인 일이 어디 있냐?

그냥 그때그때 하는 거지

은수 뭐 비싼 것은 아니지만 많이 먹어

민재 고기 먹은 지 진짜 오랜만이야 고맙다 친구야


가게 안 TV. 뉴스 화면. 뉴스 남자 앵커를 비춘다.


앵커 조두순의 석방이 내년으로 다가온 시점 또다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려다가 붙잡힌 50대가 검거되었습니다.

자세한 소식 000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민재 저런 놈들은 다 잡아다가 죽여야 돼

은수 그러게 남자 망신은 저런 놈들이 다 시킨다니깐

민재 풀려나도 또 같은 범죄 저지를걸?

은수 맞아

민재 답은 그냥 죽어야 되는 거야

은수 마음 같아서는 그렇지만 그게 그렇게 되냐?

우리나라는 엄연히 법치국가라고

너 법대 나왔으니 더 잘 알 것 아냐?

민재 하지만 저런 사람들은 보면 법이 너무 자비롭다 말이야

저런 인간에게도 보호받을 권리를 운운하다니...

참 어이가 없어

은수 그래서 넌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거야?

민재 인간은 두 종류가 있는 데 말이야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

은수 뭐가 다른 건데?

민재 비범한 사람은 살인을 저질러도 돼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이지

그런 사람은 사람을 죽여도 되는 거야

은수 야!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을 한 거고

민재 물론 독립운동을 했지 하지만 이토 히로부미를 죽었어

살인을 한 거야! 그건 사실이야

안중근 의사는 비범한 사람 즉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거야

그래서 허락된 거야

은수 뭐가 비범한 사람이라는 거야?

민재 일반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람이야

은수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민재 둘 다 똑같이 살인을 저질러도

평범한 사람은 살인자가 되지만

비범한 사람은 영웅이 되는 거야

은수 (물끄러미 민재를 바라본다)

먼가 맞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비범한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데?

민재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 하면 되는 거야

(손가락으로 뉴스 화면 범죄자 가리키며)

저런 쓰레기 같은 범죄자를 다른 사람을 위해 죽이는 거지

은수 여러 사람을 위한 살인은 용서가 된다?

민재 선택받은 자이기에 가능한 거야

은수 넌 선택받은 자냐?

민재 그럴 수도...

은수 혼자 골방에 처박혀 지내더니

너 영 이상해졌다

헛소리 말고 술이나 마셔


술 마시는 민재와 은수.


몇 칠 후.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던 은수. 한 기사제목을 본다.


‘상습 여아 성추행범 살해되다’


은수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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