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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Oct 21. 2019

끌리는 가게의 비밀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책 서평

우리는 저마다 애정 하는 가게가 있다. 그게 책방이던 음식점이던 커피숍이던 말이다. 단골이 되는 가게가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을 것이다. 저자는 미국에 있던 동안 애정 하던 작은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먼 타국 미국에 있는 가게 이야기이지만 우리와 별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가게를 애정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요즘은 대면거래가 사라지는 추세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카톡으로 대화한다. 은행마저 비대면 거래가 급증한다. 주문은 기계에 하는 가게도 많다. 오른 인건비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는 연결되고 싶어 한다. 거대 기업의 체인점이 하지 못하는 작은 가게만이 가지는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소소한 작은 가게 이야기이다. 저자와 추억이 담긴 장소 말이다.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가게 주인과 주고받는 인사 근황 이야기 등이 가게와 더 밀착하게 하고 단골로 이끄는 힘이다. 나에게 그런 가게가 있는가?


나에게는 그런 곳이 초등학교 앞 문구점이었다. 이름은 아톰 문구였는데 어릴 적 문구점은 백화점과 같았다. 내가 살 수 있는 모든 것이 진열되어 있었고 하굣길에 우리는 자주 그곳을 들락날락 꺼렸다. 오랜 장사를 하신 부부 내외는 언제나 친절하게 우리를 맞이하였다. 다른 문구점이 있었지만 나는 꼭 그 문구점에만 갔다. 저자의 말처럼 그곳에서 어떤 따스함을 느꼈다. 그 뒤에 오랜 기간 지난 후까지 그 가게는 살아남았다. 주위의 다른 문구점이 문을 닫을 때도 버텼지만 얼마 전 없어졌다는 소식에 섭섭했다.


대학교 때 러브체인 김밥 집이 있었다. 김밥이지만 고급화 전략을 써서 꽤 높은 가격에도 손님이 많았다. 충무김밥이 제일 인기가 많았는데 오징어 양념이 기가 막혔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는 맛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종종 생각이 나서 가곤 했는데 문을 닫았을 때 나의 추억이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요즘 자주 가는 집 근처 커피숍이 있다. 남자분이 하는 곳인데 여름에 더위를 피해 자주 갔다. 아쉽게도 나 혼자 커피숍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마 내가 주말 오전 일찍 가서 그랬을 것이다. 나에게 서비스로 라테를 주시기도 하고 애정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한강 도입부에 있는데 산책하면서 보는데 잘 되길 빌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그 가게가 좋을까? 그리고 자주 갈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관계인 경우도 물론 있었다. 내가 사랑한 가게 주인들은 저자한 말 한 것처럼 고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주 가던 빵집 주인은 내가 자주 사 먹던 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런 사소한 관심 혹은 말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인다. 물론 물건이나 서비스가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게들에 대항하기 위해 작은 가게들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참고해 볼 만하다. 이 책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많은 부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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