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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Oct 26. 2020

물건이 건네는 위로

일러스트 작가가 쓴 일상 에세이집을 읽는데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이 발견되었다.


일단 일상의 물건을 가지고 쓴 사유한 점이 좋았고 일러스트 작가답게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따스한 느낌을 준다.


제일 공감 갔던 에피소드는 일기장에 관한 것이었는데 나도 일기장을 언니랑 엄마가 봐서 엄청 화가 났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암호를 만드는 것! 아쉽게도 그 암호해독지가 없어서 지금은 내용을 해독할 수 없다.


커리어에서 오는 고민! 결혼에 대한 생각 변화 등...

저자가 살아가면서 느낌 감정의 편린들을 아기자기하게 펼쳐내고 있다.


타인의 삶은 나와 유사하기도 하고 다른 면이 있기도 하다. 동일한 부분에서 맞아 나도 그런데 나만 그런 것 아니네? 하는 안도감도 느끼고 다른 부분에서는 사고의 확장을 느끼기도 한다.


그림을 그릴 줄 알고 글을 쓸 줄 아는 능력을 가지 저자가 참 부럽기도 했다. 그림을 배워야지 하면서 하는 것이 많아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맞다! 이것도 핑계다.


미니멀 시대라고 하지만 난 물건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잘 버리지 못한다. 특히 추억이 담긴 물건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그 시절 나를 대변한다. 또한 물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도 질척거리고 집착한다. 책을 읽으면서 집에 있는 물건들에 담긴 나의 사연이 떠오르며 내버려 둔 나의 추억들에게 미안해진다.


가정실습시간에 만든 한복 저고리라든지 중고등학교 때 명찰 이런 나의 소소한 물건들이 떠오르면서 나 역시 물건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위로를 하는 듯했다.


난 나의 물건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추억을 기록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물건이 있고 거기의 스토리가 있다. 타인의 스토리를 살짝 훔쳐봤으니 나의 스토리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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