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되다!

by 윤슬

나도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차례가 왔다. 설마 했지만 나인지는 몰랐다. 몸이 너무 몸이 안 좋아서 자가키트를 했으나 별 이상이 없었다. 그냥 감기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근처 이비인후과에 가서 신속항원검사하니 양성으로 나왔다. 간호사가 PCR검사 받아야 최종 확진이라고 해서 다시 옷을 챙기고 선별검사소에 갔다. 주말이라 밤 9시까지 한다는 곳에 가니 줄이 어마어마하게 서 있었다. 장장 4시간을 서서 겨우 받을 수 있었다. 회사에 이 사실을 말하고 내일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출근하겠다고 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확진 문자가 왔다. 양성이었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난 쉬고 싶었나 보다. 다른 회사는 연차에서 월급이 까인다고 했으나 우리 회사는 병가 처리가 되었다. 다행이었다. 집에서 먹을 음식을 좀 주문했다.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것들... 과일... 등등이었다. 코로나 확진되니 그제서야 몸이 좀 괜찮아졌다. 밀린 책을 읽고 어제는 하루에 책 4권이나 읽었다. 밀린 영상을 보고 자료도 정리했다. 얼마 만에 쉬어보는 것인가? 뭘 안 하면 죽을 것처럼 밖으로 돌아다니고 뭘 할지 정해서 했다. 갑자기 생긴 시간이 어색하지만 좋다. 명상음악을 틀고 생각의 잡념이 이끄는 데로 이리저리 생각이 왔다 간다. 나는 지금 어디 있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생각이 많다. 걱정들과 우려들이 희망에 뒤섞여서 이리저리 나를 이끈다.


노래를 불렀다. 원래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노래방에 자주 간다. 보컬 트레이닝도 받아봤다. 원래 배우려고 했던 알라딘 OST “speechless”를 부르는데 힘이 든다. 난 언제나 성격이 급해서 음이 먼저 나간다. 가사를 따라가며 어디서 들어가야 하는지... 이어 부른 곳은 어디인지 가만히 들어보고 따라 부른다. 부르면 부를수록 실력이 는다. 노래방 앱으로 노래를 녹음해 본다. 녹음을 마치고 들어 보는 내 목소리를 언제나 이질적이다. 내가 듣는 나의 목소리와 타인이 듣는 나의 목소리는 이렇게나 다르구나. 나의 목소리... 많이 들어 익숙해질 만한데도 아직도 어색하다.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수정해야 될 부분을 찾는다. 더 연습해야겠다.


심심하니 쇼핑을 한다. 주로 가는 의류 쇼핑몰이 있다. 여성여성한 옷을 주로 파는데 내 취향이다. 예쁜 모델을 보니 나도 입으면 저런 모델이 될 것 같다. 아직도 사고 안 입은 옷도 많은데... 한숨이 나온다. 결재한 것을 다시 구매 취소하고 딱 3개만 골라서 다시 샀다. 죄책감이 좀 덜어진 기분이다. 나의 소유를 줄인다면 난 돈이 지금보다 적어도 만족할 텐데 말이다. 이건 매우 어려운 숙제이다. 나의 욕망이 줄어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난 안다.


밀린 일들을 한다. 밀린 동영상 강의! 여기저기 벌인 일들! 저리해야 하는 것들... 쉰다고 하지만 100프로 쉬는 것은 아니다.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해야 되나? 더 바쁜 것 같다. 인생이 참 외롭다. 고독하다. 지금 이 순간의 나의 기분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왠지 서럽다. 나도 남을 이해 못 하는 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채로 살아가야지... 집에 온종일 혼자 있는데 정말 이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보다 혼자 잘 지낸다는 사실이 좋다. 물론 사람도 그립다. 이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상태를 보아라..


난 나약한 존재이고 모순적이다. 가까이 다가가려 하나 또한 혼자 있고 싶다. 상처가 두렵고 사랑을 갈구한다. 누가 나를 건들면 아마 나는 펑펑 울지도 모른다. 사람이 무섭고 두렵고 또 좋다. 오랜만에 혼자 남겨진 시간을 잘 보내야겠다. 다시 또 이 시간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일상이 우리를 삼키면 다시 정신이 없어지고 알 수 없는 상념에 소용돌이 속에 지내게 될 것이다. 난 아직 건강하고 이 세상이 좋다. 6일간의 시간은 긴 것이 아니다. 나를 둘러보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다.


나를 알아 간다는 것은 참 어렵다. 알면 알수록 잘 모르겠고 실망도 된다.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구나. 나 자신에게 실망도 한다. 내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 나에게 놀라게 된다. 매일 나를 관찰하고 있지만 가끔 내가 두렵고 무섭다. 또한 가끔 너무 불쌍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직 난 잘 모른다. 거침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어쩜 저럴 수가 있을까? 싶다. 실패가 두렵고 나의 실패를 누가 알까 몹시 쪽팔린다. 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졌음에 안도한다. 아직도 긴 어둠에 있지만 가끔 빛으로도 나오고 이만하면 되었다 싶기도 하다.


요리를 했다. 사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다. 먹고살아야 하니 재료를 데워서 먹는다 정도? 요리를 잘하고 싶기도 하다. 엊그제 지중해식 식단을 봤는데 해서 먹고 싶다. 보기만 해도 내가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들로 간단히 요리한 식단! 요리해서 먹자고 의욕을 세우곤 하지만 출퇴근 바쁜 시간에 그냥 일어나서 가기 바쁘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식단을 보면 감사하고 맛있게 먹는다. 연속 2끼 같은 것을 먹는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음식을 하고 남은 잔반 처리도 어렵다. 거의 다 모조리 버리지만 버릴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누군가는 굶어 죽는데 나는 이렇게 음식을 버리는구나!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같이 식사 준비하고 음식 먹는 커뮤니티 만들고 싶다.


아파서 며칠 운동 못 했더니 몸이 찌뿌둥하다. 별건 아니고 매일 만보 이상 걸으려고 한다. 나의 자신감의 근원은 바로 운동이다. 다리에 근육도 많이 생기고 몸의 쉐입도 예쁘게 잡혔다. 운동은 꾸준히 하려는데 그나마 나은 것이 걷기이다. 코로나 격리 끝나면 바로 하루 종일 걸어야겠다. 우리 집에서 삼성종합운동장까지... 아침부터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걸으면 좋을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달린다고 하는데 난 달리기는 못하겠다. 숨이 너무 찬다. 인생이 혼자서 걷는 혹은 달리는 것 같다. 혼자 또 같이 가는 인생! 타인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유지가 관건이다. 벌써부터 걸을 생각하니 너무 좋다.


글 꾸준히 쓴 지 몇 년이 되었는데... 잘 쓰는지 잘 모르겠다. 잘 쓴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나에게 쓸 무언가가 있는지도 매일 고민이다. 글쓰기 모임, 학원 등등을 하면서 정정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것 같다. 너무 잘 쓸려고 그러는 것일까? 가끔 현학적인 말로 논평하는 사람들에게 묘한 반발심도 들고 그런 시간들로 인해 나의 글쓰기 실력이 늘었는지는 모르겠다. 부지런히 쓴 것은 같으나 여전히 나의 글 실력은 미천하고 별 볼일 없는 것 같다. 그 끝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가보는 수밖에 없다. 죽기 전에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궁금하다.


시간은 많고... 상념도 많고...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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