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소년을 만나다.

by 윤슬

“00야 나와 봐. 옆집에 누가 이사 왔어.”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문으로 다가갔다. 거기에는 흰 피부에 안경을 쓴 남자아이와 아주머니가 서 계셨다.


“00이야. 너랑 동갑이란다. 친하게 지내렴.”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그 아주머니와 엄마는 긴 이야기를 나누셨다. 이튿날이 되었다.


“오늘 어서 이사 온 00이 네가 다니는 학원 같이 다닐 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


옆집에 이어 학원까지 참내 산 너머 산이구먼. 나는 한숨을 지었고 학원에 가니 어제 본 그 아이가 있었다. 별 신경 쓰지 않고 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학원을 마치고 집에 왔다.


문제는 학교 숙제를 할 때였다. 같은 학년이라고 전과를 하나만 하 주신 거다. 난 하는 수 없이 그 애집에 가서 그 애랑 같이 숙제를 했다. 먼저 내가 전과를 보고 숙제를 하나 하면 그다음은 그 애가 전과를 보고 숙제를 하나 했다. 그리고는 다시 내 차례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말도 하지 않고 숙제만 했다. 그렇게 초등학교 5, 6학년을 보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말하는 법은 없었다. 아마 막 사춘기가 시작되려고 해고 있었다. 우리는 중학생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성적이 나올 때였다.


“옆집 00은 반에서 상위권이라는데... 너는 뭐니 같은 학원 다니고 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난 중학교 때는 공부에 별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친구들과 놀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성적은 중위권을 맴돌았다. 공부를 아예 하지 않았다. 내가 조금이라도 놀라고 하면 어김없이 엄마의 잔소리를 시작되었다.


“00은 지금 공부하잖아. 너도 어서 책상 가서 공부해.”


정말 나의 스트레스 원인이었다. 괜히 우리 옆집에 이사 와서는 나를 힘들게 하네. 그의 엄마는 한 술 거들었다.


“00는 서울대 보낼 거예요. 열심히 하면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곤 한 것이었다.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실로 대단하셨다. 그 아이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다 중학교 3학년 때 그 애가 이사를 갔다. 나는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속이 시원했다. 이사를 간 후에 본격적인 고등학교 가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고 나도 그때부터는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동안 공부하지 않아 기초가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까지 메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결과 수능성적이 그런대로 나와서 나름 괜찮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났을까? 이사 간 그 집 아줌마한테 연락이 왔다. 옆집에 살던 00이 재수해서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속이 후련했다. 내가 살면서 받은 고통이 다 내려가는 것 같았다. 과도 나보다 커트라인이 낮은 과였고 서울대를 간다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 하면서 결국 못 갔구나 하면서 통쾌해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학교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것저것 물어 오셨다. 남자애가 이런 것도 하나 해결 못하고 엄마 힘을 빌리는 것 같아서 더 맘에 안 들었다.


동창모임에 갔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동창인 된 친구가 있었다. 재수해서 같은 학교에 들어온 것이다. 그 애랑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당시 그 애는 내 옆집 남자애를 좋아했었다. 나랑 옆집에 사는 것 알고 많을 것을 물어봤었다. 그런데 그 남자애랑 사귄다는 것이었다. 잘 되었다고 축하해줬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그 둘이 결국 결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람의 인연이랑 참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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