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를 잘 모른다.

by 윤슬

주말에 시간이 되면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봉사활동 단체장이 봉사 활동하는 사람이 부족하다면서 데리고 올 사람 있으면 데리고 오라는 문자가 왔다. 마침 부산에서 엄마가 와 계셨고 엄마에게 봉사활동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엄마는 뭐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면서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엄마를 나의 개인적인 활동에 데리고 간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힘들어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혹시나 좋아하실지도 모른다며 기대도 되었다.


봉사활동 장소로 가기 위해 약속 장소인 서울역에 갔다. 그리고 봉사하는 단체로 갔다. 모두 모이자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나는 엄마가 무슨 말을 할까 내심 궁금했다. 최고령자였기 때문에 모두의 시선이 엄마에게 모였다. 엄마는 생각보다 조리 있게 말씀하셨다. 부끄러워하실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엄마의 말에 모두들 기립박수로 엄마를 환영했다.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간단한 주의사항과 안내사항을 듣고 봉사를 시작했다.


내가 간 곳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잘 오지 않았다. 젊었을 때 나도 이런 곳에 봉사활동 왔었는데 너무 힘들고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오니 괜찮았다. 엄마는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같이 봉사활동 온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맞춰 나갔다. 그리고 봉사를 즐기는 것 같았다. 몸 불편한 사람들을 잘 돌보고 상태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엄마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사교성이 좋고 활달한 성격이었다. 나는 그동안 엄마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엄마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냥 엄마로서만 생각해왔지 한 인간으로서 엄마에 대해 나는 무지하다. 막연히 엄마는 주부로 살아왔으니깐 이런 모르는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엄마의 반응은 나에게 꽤나 신선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엄마랑 다른 활동도 같이 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아는 엄마의 삶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그제야 엄마가 궁금해졌다. 그동안의 무관심도 죄송하게 느껴졌다. 나는 엄마를 모르는구나. 엄마는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데 말이다. 호기심도 많고 소녀 같은 감성도 많은 강한 것 같지만 한없이 여린 우리 엄마. 그동안 관심 못 가져 줘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자주 함께 해요.

앞으로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써야겠다. 엄마는 내 소중한 존재니깐. 엄마가 내 글을 읽고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엄마가 좋아하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부쩍 나이 든 것이 느껴지는 엄마를 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엄마 조금만 기다려요. 멋진 글 써 드릴 께요. 우리 자주 통화하고 자주 많은 것을 해봐요.

엄마 어린 시절 결혼 이야기도 듣고 우리 기르던 이야기 등등 모든 것을 듣고 싶다. 엄마의 삶만으로도 책 한 권이 나올 것이다. 엄마를 귀찮게 해야겠다. 아 난 정말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없구나! 이런 불효자식이 있나. 내가 부끄럽다. 나처럼 살갑지 못한 딸도 없을 것이다. 엄마에게 그러려고 하니 어색하다. 엄마를 대해 알고 멋진 글로 그간 불효를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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