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생의 설움

by 윤슬

‘너 시골에서 왔구나!’


부산에서 대학을 나오고 서울로 왔을 때 가장 놀라왔던 것은 서울 지상주의 었다. 서울 사람들에게는 서울 우월주의가 있다. 서울이 최고이고 나머지 지방은 그 아래라는 생각이다. 부산이라는 제2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골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이런 서울 사람들의 감정들이 불쾌하고 모욕적으로 느껴졌다. 서울 사람이면 다인가? 지방 사람들의 사투리를 놀리는 일은 흔히 겪는 일이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부산과는 다른 규모에 놀라기는 했다. 부산에는 없는 것들이 서울에는 있었다. 요즘에는 거의 격차가 나지 않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왔을 때는 차이가 났다. 아마 그러한 것으로 서울 사람들은 우월감을 가졌을 것이다. 사투리도 고치려고 엄청 노력했다. 요즘은 그냥 사투리를 쓴다. 지방 사람인 것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다.


내가 지역 출신이어서 가장 스트레스받은 것은 학벌 때문 일 것이다. 흔히 말하는 지잡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사회 초년생을 굉장히 위축시켰다. 내가 다니던 외국계 회사는 모두 학벌이 좋았는데 게다가 다들 석사, 박사 출신이었다. 지방대 학사출신이 내가 거기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참 많이 노력했다. 그 노력이 통했는지 마침내 잘 한다는 칭찬을 받는 행복한 기억이 있다.

한 번은 서울대 나온 사람과 같은 부서에 배치받은 적이 있는데 사사건건 비교를 당했다. ‘서울대라서 그렇다‘면서 그 직원을 높게 평가했다. 그 직원이 똑똑했고 일도 잘했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나만의 강점도 분명히 있다. 그 당시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묵묵히 나의 할 일을 했고 나중에는 인정을 받았다. 서울대 직원은 학벌의 후광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했다. 과대 포장된 자신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까 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서울로 대학을 가지 않은 것을 많이 후회했다. 지금도 가장 후회되는 점이다. 무시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을 것 같다. 다른 환경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기존의 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현재의 나와 다른 내가 되지 않을까?


좋은 학벌 중요하다. 그런 학벌만이 전부는 아니다. 본인이 노력하고 성과를 낸다는 사회는 그것을 인정한다. 이것은 나의 경험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초반 기회라는 부분에서 학벌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에 입사를 하면 그다음은 실력이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은 있지만 성실하고 열심히 한다면 더 인정받을 수 있다. 학벌은 후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지금은 나의 대학을 당당히 밝히고 거기에 대해 어떠한 부끄러움도 없다. 열심히 할 자세가 되어있고 좋은 학벌의 사람들과 같이 일해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일하는데 학벌이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그간 경험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들 각각 개성이 있고 다른 삶의 방식, 능력이 존재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각자 존중받는 세상이 될 것이다. 내가 겪은 지방대의 설움도 많이 없어지리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알고 자신의 강점을 최대화시킨다면 그것이 성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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