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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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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가계부를 쓴다.

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어제 쓴 카드 내역서를 정리하는 것이다.

매일 쓰지만 그렇다고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펑펑 쓰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다 합해보면 어마어마하다.

영화비, 책, 교육비, 옷, 음식, 커피 등이 내가 주로 쓰는 분야인데 매일 쓰면서도 한숨이 나온다.

어제는 샴푸, 트피트먼트, 클랜징 폼, 치약, 바디폼 등 필수 소비재를 샀더니 소비가 어마하다.

왜 그런 것들은 한꺼번에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보니 화장품도 다 써가던데…

품위유지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것들도 은근 돈 많이 나간다.

난 책값도 만만치 않은데 맨날 책은 나한테 투자하는 거라면 마구마구 산다.

거의 대부분 이북으로 사는데 나의 전자책이 천권이 넘는다. 작은 도서관이다.

몇 년 뒤는 만권도 넘을 것 같다.

죽을 때는 몇 권쯤 되려나?

이북이라 이렇게 책이 많아도 공간 차지하지 않아서 좋기는 하다.

일론 머스크에 대해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 나온다는 데 그것도 사야 된다.

얼마 전 오펜하이머 보고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도 사고 싶어졌다.

모두 위시리스트에 넣어 두었다.

오펜하이머 영화 각본집은 샀다.

이렇게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보고 많이 수업 듣고 하는데 언제쯤 나는 글을 잘 쓰게 되려나?

가계부를 보니 답답하고 돈 많이 벌고 싶다.

나 하나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 낳아서 기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걸까?

상상이 안된다.


#가계부#소비#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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